2분기 손실, 전년보다 4배 확대…내부 의사소통 부재로 혁신기술 제품화에 실패
노키아는 애플과 삼성을 앞설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키아는 이미 지난 2000년 애플 아이폰과 흡사한 스마트폰을 만들었지만 상품화에 실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키아에서 수석 디자이너를 맡았던 프랭크 누오보는 WSJ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폰이 나오기 7년 전에 디자인팀이 회사에 터치스크린 등 지금의 스마트폰과 매우 흡사한 제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또 1990년대 말에 무선통신이 가능하고 터치스크린 사용자환경을 갖춘 태블릿PC도 개발했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출시는 물론 태블릿PC 시대를 열어 애플·삼성에 앞설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도 내부 의사소통의 부재로 혁신기술 제품화에 실패한 것이 노키아가 추락하게 된 원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로 노키아는 지난 10년간 400억달러를 R&D에 투입했다. 이는 애플보다 4배나 많은 것이다.
문제는 경영진의 느린 의사결정이었다.
노키아의 파트너업체들은 노키아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지만 경영진의 안일한 태도가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폴 제이콥스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08년에 노키아에 큰 기회가 될 새 모바일 기술을 소개했다”면서 “노키아는 그 기회를 잡는 대신 기술을 평가하는데만 9개월의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기회는 날아가버렸다”고 말했다.
노키아의 위기는 이날 공개한 실적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에 14억1000만유로(약 1조97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3억6800만유로보다 손실폭이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6억4110만유로 손실을 점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75억4200만유로로 전년보다 1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