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무늬만 신상'…예적금 난립

입력 2012-07-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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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총 238개…이벤트상품 매주 1~2개씩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상품들이 난립하면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보호를 위해 난립하는 금융상품을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우리·신한·하나·국민은행 등 4대은행의 예금·적금·청약 등의 금융상품 갯수는 약 238개에 달한다.

이중 신한은행이 83개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은 64개, 국민은행은 49개, 우리은행은 43개 등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은행들의 예·적금 중심의 금융상품은 주로 이벤트성 상품을 통해 기획돼 매주 1~2건씩 양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같이 양산되고 있는 은행 상품들의 질이다. 특판이 아닌 이상 크게 달라질 수 없는 금리 탓에 이름과 내용만 바꿔 엇비슷한 이득의 상품만 확대 재상산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내놓은 바 있는 ‘첫재테크 적금’은 기본이율 연 4.5%에 월복리 효과를 감안하면 연 4.7% 이율을 적용받도록 했다. 우대금리 0.5%포인트를 적용할 경우 최대 5.2%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8세이상 38세 이하의 가입대상에서 우대금리 대상은 국민은행의 예금 미가입자로 한정했다. 1인1계좌인데다가 한달에 30만원 이하 3년 이하의 기간을 못박고 있어 결국 단리 예금상품으로 300만원 이상 적금이 가능한‘직장인 우대적금’과 별다른 차이가 없게 만들어놨다. 결국 이자수익 면에서 엇비슷한 상품을 제목과 조건만 달리해 내놓은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상품포장 경쟁은 결국 신상품 개발을 원하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의 독촉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만족이라는 취지하에 금융사들과 은행의 CEO들이 신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게 됐다”면서 “하지만 금리 등 한정된 조건 탓에 결국 그럴듯한 포장에 엇비슷한 금융상품만 양산하면서 소비자를 우롱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내놓은 금융상품들의 순환주기도 길지 못한 편이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투어 매주 1~2건의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기준으로 우리·국민은행의 관련상품은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3개나 줄어들었다. 신한·하나은행의 경우 각각 3개와 4개의 상품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은행권이 내놓는 상품들이 사라지는 주기가 매우 짧다는 방증이다.

한 전문가는 “독일의 경우 단순한 약관과 조건을 통한 몇개의 장단기 예금과 적금이 은행상품을 대표한다"면서 "시중은행의 엇비슷한 금융상품의 난립은 결국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상품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증과 규제가 선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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