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발 악재에 IT 관련주 동반 하락…어닝시즌 비상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가 월가를 강타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가 어닝시즌을 맞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2위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인 AMD의 주가는 이날 11.2% 폭락했다.
AMD는 당초 2분기(4~6월) 매출 실적을 전기 대비 3% 증가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11% 감소로 대폭 하향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AMD는 중국과 유럽의 제휴 파트너를 통한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점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들었다.
이는 중국의 6월 수입이 대폭 감소했다는 발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우려를 가중시켰다.
같은날 중국은 6월 수입액이 148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전년보다 6.3% 늘었지만 시장 전망인 11.0%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은 철강·원유·구리·석탄 등 원자재 수입을 광범위하게 줄인 것으로 확인, 세계 최대 자원 소비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유럽은 역내 재정위기로 경기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
앞서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3분기 미국 PC 판매량이 전년 동기 보다 5~1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코벨로 애널리스트는 “PC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러번 나왔기 때문에 AMD의 실적 경고는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AMD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도 당초 6.25달러에서 5.50달러로 낮췄다.
노무라도 목표주가를 6달러에서 8달러로 하향했다.
AMD의 실적 경고로 대부분의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했다.
라이벌인 인텔의 주가는 2.3% 급락했고, IBM은 1.8%, 엔비디어는 3.1% 각각 빠졌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은 2.2% 하락했고 애플도 0.9% 떨어졌다.
키코프의 블루스 매케인 프라이빗 뱅킹 부문 투자전략가는 “더 큰 우려는 다음 분기 동향”이라며 “기대에 못미친 실적은, 이번은 물론 다음 분기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조사 결과, 2분기 S&P500 지수 구성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이익이 감소하면 이는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341.47로 10.99포인트(0.81%) 떨어지면 5월 이후 최장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밀러타박의 앤드류 윌킨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는 원자재·유틸리티·통신 등 S&P500지수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에서도 실적 경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AT&T는 0.3%, 버라이즌은 0.1% 각각 하락했다.
엑슨모빌은 0.7%, 셰브론은 0.6%, 코노코필립스는 1.6% 각각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