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를 필두로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1년째 기준금리를 동결해온 한국은행의 7월 금리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가 저점을 치닫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와 동결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달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QE3 전망 때문이다. 앞서 중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내리는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 있는 가운데 미국의 QE3 가능성은 글로벌 경제의 최대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9일 아이다호·네바다·오리건 은행협회 공동 회의에서 "연준은 미국 경제가 또 한 차례 부양책을 요할 정도로 둔화하는지 '특별히 경계'하고 있으며 실업률을 낮추고 물가상승률을 2% 목표에 맞추려 추가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 또한 6월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진작을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지원책을 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에는 QE3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QE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기준금리 인하 압력도 높아지게 된다. 일단 글로벌 시장 유동성 증가에 따라 금리차로 인한 국내채권시장의 해외자본 유입이 늘어나면서 원화절상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QE3가 진행되면 원화절상 압력이 커지면서 특히 수출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은의 입장에서도 따른 인하를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같은 인하 기대감에 5년, 10년, 20년만기 국고채는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21%로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기준금리인 3.25%에 비해 0.04%포인트가 낮아져 금리인하 기대를 시장이 선반영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가계부채와 불안한 물가 등 기준금리 운용의 폭을 제한하는 국내요인이 상존하면서 해외 투자은행(IB)과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도이치뱅크, 스탠다드차타드(SC), 바클레이즈, 크레딧스위스 등은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들어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어 노무라 증권은 7월 동결 후 8월 인하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올 4분기 중 0.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소비자물가의 2%대 안정세 근거로 오는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봤다.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동결론이 우세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연구위원은 " 기준금리를 인하하려면 인상에 대한 압력이 없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인하 후 가계부채 문제에 대안이 없다"며 7월 동결을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경기가 지금보다 안좋으면 한번 더 내릴 수 있겠지만 7월 내리면 그 다음 카드가 곤란하다. 정부의 부양대책이 나오는 만큼 7월은 관망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 모두 미국의 QE3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고 답해 하반기 금리 변수는 글로벌 양적완화가 주요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