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미투제품’에 원조업체는 가슴앓이

입력 2012-06-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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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서 히트상품 내놓면 유사제품 봇물…대기업이 중기 따라하기도

국내 유통업계가 ‘원조’잡는 ‘미투(me-too·모방전략)’제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돈과 노력을 들여 개발한 제품이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하자마자 기능과 디자인까지 유사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원조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미투 제품은 최근 불황과 맞물려 원조보다 더 많이 팔리면서 원조업체들이 고민에 휩싸였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에서는 각기 다른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지만‘조성아 22’와 ‘오리지널 로우’를 구입하면서 똑같은 제품으로 인식하는 고객들이 많아 혼선을 빚고 있다. ‘조성아 22’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성아 원장이 올해 3월 론칭한 브랜드이며, ‘조성아 로우’는 조 원장과 국제약품이 협업해 탄생한 제품으로 지난 4월 계약이 종료되면서 명칭이 ‘오리지널 로우’로 변경됐다.

조성아 22가 지난 3월 론칭한 ‘C&T 블렌더’가 ‘올킬 파운데이션’이라는 별칭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직후 국제약품에서 ‘오리지널 로우 원스탑 컴비네이션 크림’을 출시되면서 미투 논란은 뜨거워졌다.

두 제품은 용기 디자인부터 별칭까지 닮았다. 또 네온컬러의 ‘플레이버풀 립스틱 3종(조성아 22)’와 ‘카메라 레디 립 네온 틴트 4종(오리지널 로우)’도 디자인이 흡사해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홈쇼핑 방송 예고 자막에 ‘오리지널 로우 썬킬크림’이 ‘조성아 로우 썬킬크림’으로 송출되는 방송사고도 일어났다.

조성아 22 관계자는 “두 제품의 디자인과 별칭까지 닮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의 ‘저렴이 버전’이 인기를 끌면서 제품력과 디자인을 모방한 국내 브랜드의 미투 제품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국내 브랜드 사이에서는 처음 있는 사례이며 기존에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두 업체 사이의 일이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잘나가자 대기업이 미투 상품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경우도 있다. 경진식품‘꾸이맨’이 히트하면서 농협목우촌, 빙그레, 팔도 등 대기업이 어포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재 시장 규모가 100억원대로 커졌다. 하지만 경진식품은 올해 초 빙그레가 선보인‘꽃게랑 꾸이’여파로 반년만에 매출이 30~40% 이상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팔도가 ‘꾸이꾸이’라는 이름의 미투상품을 출시하면서 경진식품은 위기를 맞고 있다. 경진식품은 빙그레, 팔도 등 미투 상품을 낸 대기업을 상대로 상표권 및 노하우 표절 혐의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유근욱 경진식품 이사는 “피해가 막심해 마지막 수단을 강구한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나눠먹기식 진출은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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