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돈이다]세살 '절전의식' 여든 간다…체계적 에너지 교육 절실

입력 2012-06-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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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지경부 공동 캠페인 ②에너지 교육 빠를수록 좋다

# 초등학교 2학년인 A군은 한참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다. 날씨가 덥자 에어컨을 풀로 켠다. 그러던 A군은 친구에게 카톡으로 같이 놀러가자는 연락이 오자 컴퓨터와 에어컨을 그대로 켜 놓은 채 부리나케 집을 나간다.

# 주부 B씨의 집에는 전기밥솥, TV, 전자렌지 등 각종 가전제품의 코드가 멀티탭에 나란히 꽂혀 있다. 멀티탭의 전원은 켜진 상태여서 대기전력이 계속 새나가고 있다. B씨의 남편과 아이들은 B씨가 장을 보고오자 냉장고를 열어 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등을 먹기 위해 냉장고 문을 쉴새없이 열고 닫지만 냉장고 문을 열때 마다 전기소비가 크다는 것을 누구도 모른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에너지 절약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고 있지만 그 동안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다.

특히 지난 21일 지식경제부 주도로 시행된 정전 대비 훈련에서 방송에 출연한 조석 2차관은 훈련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국민들의 절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전기 가격이 싸다보니 무의식적으로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정부의 절전요청에도 여전히 냉방온도를 기준보다 낮게 설정해 운영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어릴때 부터 체계적인‘에너지 절약교육’이 부재한 탓이다.

사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교육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 관련기관과 시민단체 등이 한시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초·중·고교의 일선 학교부터 기업체의 사내교육까지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은 없다.

일선 학교도 에너지 교육에 무심하다. 에너지 교육에 대한 공문이 내려와도 관련 자료를 TV로 한번 보여주고 마는 등 수박 겉 핥기식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에 대한 에너지 절약은 비디오를 한번 틀어주는 정도”라고 설명한다. 이것 역시 학생들이 엎드려 자거나 책을 보는 등 교육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원전 폭발사고로 전략난을 겪고 있는 일본은 철저한 절전 교육을 통해 전력 부족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무엇보다‘절전행동 가이드’를 마련하고 교육을 통해 전력부족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일본의 절전행동 가이드는 가정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절전 행동 들이다. 예컨데 냉장고와 냉동실의 문을 각각 50차례, 16차례 열고 닫을 경우 그보다 절반인 25차례, 8차례 때보다 전력소비량이 6% 가량 증가한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또 가정의 에어컨 권장온도를 28도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관리공단이‘업종별 여름철 전기절약 행동요령’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알고 있거나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절약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입을 모은다. 어린나이에 에너지 절약교육을 확실히 시켜 놓으면 부모들의 행동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지경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SESE 나라’라는 자율적 실천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절약의 교육을 목적으로 청소년들로 하여금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에너지시민연대도 교육기관과 연계해 에너지 절약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에너지 절약교육 수준으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일선 학교와 직장 등에서 범정부 차원의 에너지 절약 교육 및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시민연대 정희정 사무처장은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에너지 낭비를 위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 시민들이 모두 전기를 아끼려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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