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불안 등 글로벌 경제 위기에 제품 가격 하락세…세계 곳곳서 제철소 폐쇄
글로벌 철강업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올 초만 해도 철강업계는 자동차와 에너지산업에서의 수요 증가로 강한 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와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건설경기 냉각에 따라 철강업계를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수요를 끌어올린만한 요인들이 거의 없다”면서 “업계는 비용을 줄이고 공급을 축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도전에 직면했을 때 철강업계가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미탈은 “유럽 수요가 연 1억5000만t에서 2억t으로 줄었다”면서 “당분간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프리스앤컴퍼니의 루크 폴타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의 철강소비가 전년보다 7.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예상치는 8.5%였다.
미국은 지난 1~4월 자동차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철강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었다.
그러나 최근 경제지표가 부진을 보이는 등 미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벤치마크인 열간압연강 가격은 지난 2월에 t당 827달러였으나 최근 720달러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4개월만에 10%가 넘게 하락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 여름에는 7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기관 액센츄어의 존 리히텐스타인 전무이사는 “철강업계가 최소 1억t 이상을 감산하지 않을 경우 가격 하락 추세를 막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강업계 설비가동률은 지난 2월의 80%에서 76%로 떨어진 상태다.
수익성을 맞추기가 힘들어지면서 제철소를 폐쇄하는 등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RG스틸은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제철소 3곳을 폐쇄했다.
독일 티센크루프는 미 앨러배마주의 제철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은 일부 제철소의 가동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