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동창들과 투잡으로 나무 재테크를 시작하다
정성근씨는 전형적인 40대 중반의 직장인이다. 직장 생활만 벌써 2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왠지 모를 불안감에 초조해질 때가 많다.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정씨는 요즘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사오정’이야기다. 정씨는 중소기업 마케팅 부장으로 근무중이고 친구들도 대기업의 엔지니어, 금융업, 유통업 등에서 차장, 부장 등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승진은 점점 어려워지고 밑에서는 후배들이 맹렬한 기세로 추격해 오고 있어 언제 회사에서 쫓겨날 지 불안하다. 설상가상 지금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받아 주는 곳이 없어 별 수 없이 눈치를 보면서 복지부동할 수 밖에 없다.
정씨는 아직 한창 때인데 벌써 부터 퇴직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실을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정씨는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둥학교 동창모임에 나갈 때면 친구들의 재테크나 미래 대비 방법에 대해 유심히 듣고 정보도 얻는 편이다.
“우리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금방 쪽박 차는 처지에 미래투자란 게 별거 있겠냐?”“그래 맞아. 안할 수는 없으니, 남들이 좋다는 펀드나 하는 거지 뭐.”
그런데 친구들이 하는 미래투자는 보험의 연금상품이나 주식, 펀드 등이 대부분이었다. 부동산 투자도 있기는 하지만 요즘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그 규모를 줄이고 있었다. 하지만 정씨와 친구들은 직장 생활을 20년 가까이 했지만 아이들을 키우고 생활하다보면 저축을 하고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미래투자는 커녕 현재의 생활에도 버거울 때가 많다.
“야, 그런 골치 아픈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술이나 마시자.”
자주 만나는 사이지만 조금이라도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난색을 표했다. 그렇다고 현실을 회피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동창모임 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맘 편하게 술 한 잔하고 싶을 뿐이었다. 사실 그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정씨는 대학 졸업 후부터 고등학교 동창모임을 만들었고, 벌써 16년째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모임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큰 이벤트로 일 년에 한 번 1박 2일 가족 동반 여행을 가는 것이 전부다. 그곳에서도 술은 빠지지 않는다. 그래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을 보고 주위의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우정은 돈독하다.
직장 스트레스와 삶에 지친 일상들을 이야기하고 서로 위로해 주지만 무언가 특별한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대부분하고 있지만 방법적인 문제에서 늘 막히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씨가 우연한 기회에 조경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느 주말 집에서 일주일 동안의 피로를 풀고 있는 데, 바깥이 소란스러웠다. 아파트 베란다를 내려다 보니 중장비까지 동원되어 화단의 나무를 교체하고 있었다.
정씨는 참지 못하고 짜증 섞인 얼굴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공사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일요일날 쉬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때 마침 멋있게 생긴 소나무가 옮겨지고 있었다. 정씨는 공사 책임자에게 따져 묻다 말고 그 소나무가 얼마인지 궁금해 졌다.
정씨가 공사 책임자로 짐작한 사람은 조경업자였다. 정씨는 자신도 모르게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앞으로 조경이나 나무농사가 전망 있는 투자처가 될 것이란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씨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방법의 투자가 있구나하고 흥미로웠지만 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후 회사 팀 회식 자리에서 부하 직원이 나무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부모님을 따라 투잡으로 나무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씨는 나무사업이 새로운 투자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날 이후 나무사업에 대해 조사를 했다. 생각보다 상당히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투잡을 하기 위해서는 땅을 임대하고 나무를 사는 데 필요한 돈이 필요하고 나무를 관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정씨는 고민을 하다가 동창모임을 떠올렸다. 함께 한다면 그만큼 부담도 줄 것이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생겼다.
정씨는 다음 동창모임에서 공동으로 나무투자를 하면 좋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그거 새로운 이야긴데?”
“나도 그 얘기를 듣기 했는데, 혼자는 힘들겠더라고…. 그런데 나는 왜 다 같이 할 생각을 못했지? 점점 바보가 되가는 것 같아.”
동창들은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왕 이렇게 이야기 나온 거니까 좀 더 알아보고 다음 모임때 결론을 내도록 하자.”
정씨의 동창모임은 3개월 후 충청북도 괴산의 한 나무 농장을 찾았다. 농장의 일부에 공동으로 출자한 돈으로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개인이 넓은 땅에 나무를 심는다면 감당하기 벅찰 수도 있는
비용에 대한 리스크는 공동출자로 해결했다. 그리고 관리는 현지 농장에 위탁하는 시스템으로 리스크를 줄였다. 정씨와 동창모임은 향후 3년 후부터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요즘 정씨의 동창모임은 술 먹는 모임 대신 한 달에 한 번 나무목장에 들러 나무를 가꾸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