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삼성, 상속 분쟁이 계열사간 자본관계에 부담될 수도”

입력 2012-06-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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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경영권 세습 관행을 둘러싸고 해외 언론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현지시간) ‘아시아 글로벌 기업들의 위험한 경영권 승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벌이고 있는 상속 분쟁을 지적하며 유산 상속 문제가 계열사간 자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사한 시각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비판했다.

삼성가의 유산 분쟁은 지난달 30일 시작된 법정 공방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태다.

이건희 회장의 친형인 이맹희 씨는 지난 2월 부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유산 상속 절차가 불투명하다며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걸었다.

누이인 이숙희 씨도 이건희 회장을 고소한 상태다.

신문은 삼성가의 유산 분쟁은 3남인 이건희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것과 관련한 불만이 배경이라면서 삼성그룹의 자본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맹희 씨의 주장이 인정되면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가 이건희 회장에서 사실상의 그룹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로 옮겨가게 되고 이렇게 되면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포기해야 한다.

이는 그룹 기업의 일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각사를 지배해온 순환출자 구조에 따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상속에 대한 이해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글로벌화로 주주와 여론의 시선도 따가워지고 있다면서 세습제를 이어가려면 지배구조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순환출자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재벌들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동원하는 변칙적인 출자방법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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