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사업 뜨거운 전쟁]"전력이 돈이다" 대기업 ‘화력’집중

입력 2012-06-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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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 급증 수급 불균형 심각…화력발전, 안정적 수익 창출 매력

“황금알은 아니더라도 쌀독은 충분히 채운다.”

올 연말 사업자를 선정하는 삼척화력발전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모 그룹 임원의 말이다. 발전사업이 일확천금을 가져다주지는 않겠지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에는 손색이 없다는 의미다. 특히 통신과 함께 대표적인 국가기간산업인 에너지, 즉 전력생산사업 진출은 기업에게 빠뜨릴 수 없는 매력이라고 이 임원은 덧붙인다.

초여름 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지난 7일, 예비전력이 316만kw까지 떨어졌다. 전력예비율도 4.9%에 머물렀다. 예비전력 400만kw 미만은 4단계 전력수급 비상조치의 첫 단계인 ‘관심’ 단계. 지난해 9월 15일 블랙아웃 사태 이후 처음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도 전에 발생한 이날의 전력수급 비상조치 발령은 7~8월 ‘전력 보릿고개’를 알리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전력사용량은 지난 5월말 현재 2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력 공급량은 전년 대비 200만~360만㎾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 가동 발전소가 없을 뿐 아니라 고장과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전력 보릿고개가 비단 여름 한철의 비상사태가 아니라 연중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력공급량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대기업들이 미래성장사업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사진은 전력수급 상황을 실시간 감시·통제하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거래소 상황실.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전력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절전을 강요하는 수요 억제는 현실적인 대응방법이 아니다. 이미 전력을 주공급원으로 하고 있는 시스템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전력공급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발전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다.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의한 ‘전력 보릿고개’가 대기업에게는 미래성장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발표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올라타지 못한 대기업들은 땅을 치고 있다. 당시 발전사업 진출에 성공한 대기업은 10개. 특히 동부그룹과 STX그룹은 석탄화력발전에 진출하며 기회를 선점했다.

원자력발전이 퇴보하면서 미래성장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은 원자력 다음으로 발전순위가 높다. 아직 300여년을 채굴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석탄매장량, LNG보다 저렴한 연료비, 저렴한 건설비와 조기완공,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창출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첫 민간화력발전사업자로 허가증을 교부받은 동부그룹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명은 20~30년에 달한다”며 “막대한 초기 투자에 의한 리스크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연말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를 앞두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석탄화력발전사업 진출을 위해 주요 대기업들이 강원도 삼척시에 진한 애정공세를 퍼붓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적지로 삼척시가 부상한 배경에는 신발전지역 특별법에 따라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62개 인허가가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지자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81㎞에 달하는 해안은 냉각수와 원자재 공급에 유리한 입지조건이며 조세와 개발행위 부담금 등 개발과정에서 발생되는 세금도 면제된다.

현재 화력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동부그룹·STX그룹을 비롯해 동양그룹, 포스코, 삼성물산 등 5~6개의 대기업들이 삼척시와 MOU를 맺고 화력발전사업 진출을 위한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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