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17일(현지시간) 2차 총선을 치렀지만 출구조사 결과 어느 당도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10~12%로 3위를 한 사회당과 6~7.5%로 4위를 한 그리스독립당, 5~7.5%로 5~6위인 민주좌파·공산당 등이 앞으로 정부 구성의 성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이번에도 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3차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정부를 구성하도록 압박을 넣었다.
그리스는 여론 뿐 아니라 정치인들이 3차 총선은 피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번 총선 결과가 어떻든 정부 구성이 성사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그리스는 그러나 여론 압박으로 인해 정부를 구성해도 수개월밖에 버티지 못할 경우 정국은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출구 조사에서 지지율 27.5~30.5%로 제1당이 유력한 신민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10~12%의 지지를 받아 3위가 된 사회당이 사실상 정부 구성의 열쇠를 쥐고 있다.
제1당이 유력한 신민당과 사회당이 연정을 구성하면 의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는 2차 총선 유세 당시 차기 정부에서 장관자리를 요구하지 않고 참여하겠다고 못박았다.
옛 여당이던 사회당은 이전 2008년 총선에서 얻었던 43%대 지지율에서 13%를 얻는데 그쳤다. 무려 30%포인트가 하락한 셈이다.
사회당 내에서는 전직 장관들이 잇따라 책임론을 거론하며 베니젤로스 당수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베니젤로스 당수는 연정에 합의해 정부 구성에 참여해야만 당 안팎에서 나온 사임이나 책임론 요구 압력을 타개할 수 있는 처지라고 그리스 현지 신문은 분석했다.
문제는 민주좌파나 공산당의 태도다.
신민당은 제3당인 사회당의 참여로 의석 과반은 아슬아슬하게 확보할 수 있지만 두세달만 버티는 정부가 될 우려가 많다.
이에 따라 다른 소수당의 가세는 정부가 얼마나 오래 지탱할지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민주좌파는 사회당과 함께 ‘거국정부’ 구성을 촉구하는 등 공동보조를 취할 것으로 보여 신민당-사회당-민주좌파 등 3당 체제의 연정 가능성을 높였다.
공산당은 그러나 지금까지 시리자의 연정 제안을 거부만 했을 뿐 신민당과 공조를 취하겠다고는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신민당은 ‘힘있는 연정’을 구성하려면 공산당·그리스독립당·민주좌파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시리자는 ‘좌파연정’에 공산당의 참여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