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교착상태로 해외 자본 유입 정체·채무위기 여파로 경기 전망 암울
‘배고픈 코끼리’ 인도 경제가 주저앉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일(현지시간) 인도가 성장 둔화와 민주적 경제정책에 대한 정치적 장애들로 인해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중 처음으로 투자적격등급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현재 인도에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투자 부적격등급 이른바 정크등급에서 한 단계 위에 불과하다.
나머지 브릭스 국가들은 각각 투자적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AA-’이며 브라질과 러시아는 ‘BBB’다.
앞서 S&P는 지난 4월 인도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조이딥 무케르지 S&P 신용 애널리스트는 이날 ‘브릭스 가운데 첫 추락천사는 인도인가(Will India Be the first BRIC Fallen Angel)’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경제 자유화 노선이 후퇴하거나 역행하면 장기 성장 전망은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이것이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인도 루피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인 55.80루피 부근까지 떨어졌다.
봄베이증시에서 상승 출발했던 센섹스지수 역시 0.3% 하락하며 마감했다.
인도의 2011 회계연도 4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3%로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말까지 연간 GDP 성장률은 6.5%였으나 이는 정부가 예측한 6.9%에는 못 미친 수치다.
정치적 교착 상태로 해외 자본 유입이 정체된 가운데 유럽 채무위기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인도 경제가 곪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유엔은 세계경제상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6.7%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한 7.7%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인도 경제는 지난해 7.1%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