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 ‘시너지 효과 위한 전략적 제휴’주장 2대 주주된 김택진 대표 경영권에는 문제 없을 듯
넥슨의 전격적인 엔씨소프트 1대 주주 등극 발표에 게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1, 2위를 양분하고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이번 전략적 투자 발표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기존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였던 김 대표가 2대 주주로 내려가면서 경영권 유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넥슨은 8일 자사 일본법인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총 투자금액은 약 8045억원이다. 이번 투자로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한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반면 기존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였던 김 대표의 지분은 10.7%로 떨어지며 2대주주로 밀려났다.
넥슨과 엔씨는 이번 지분 인수 및 매각과 관련해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전략적인 제휴라고 밝히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등 최상급의 하드코어 타이틀을 가진 글로벌 개발사로 수준 높은 개발팀과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과 부분유료화 모델 사업에서 전문성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번 넥슨의 주식매입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 배경과 관련해 “양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주식 매각의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이번 양사의 주식 매각·매입을 두고 1대주주에서 2대주주로 내려간 김 대표의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넥슨의 일본법인 1대주주가 된 이상 2위 업체의 경영에 관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단 김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직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의견에 대해 ‘섣 부른 판단’이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두 업체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사업 방향과 주 매출원이 다른 만큼 1위 업체의 ‘배 불리기’전략 보다는 1,2위 업체의 ‘시너지 내기’로 봐야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씨가 MMORPG장르와 성인 사용자층에 집중해 온 반면 넥슨은 가벼운 캐쥬얼 게임과 청소년층에 집중해 왔다. 또 엔씨의 주요 해외매출원이 북미와 유럽시장인 반면 넥슨은 일본과 중국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양사가 1, 2위 업체지만 공략층과 매출원 부분에서 겹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이번 주식 매각·매입을 경영권 간섭 등 부정적 시각 만으로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김장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나오지 않은 만큼 벌써부터 경영권에 대한 문제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분명한 것은 두 업체의 이번 주식 매입·매각을 1등과 2등의 결합으로 보기 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위한 두 업체의 협력으로 보는게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