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보다 경기부양 급한데" 비판 목소리
한국은행은 8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현 기준금리인 연 3.25%를 유지하기로 했다. 2011년 7월 이후 12개월째 동결이다.
이달 동결 결정은 유럽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정책에 변화를 추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그리스 재정위기의 재점화는 스페인 등 다른 국가로 번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개선되던 미국의 경제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여파로 국내 경기마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금리 정상화에서 인하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하지만 한은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하며 석 달째 2%대 안정세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에 손을 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같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시장과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 정상화의 호기를 놓친 실기론을 재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가속화되면서 3차 양적완화 등 유동성 공급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리인하를 통한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또다시 더딘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7일 중국 인민은행은 4년만에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과 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고 이에 앞서 브라질과 호주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에서 한은의 동결 결정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금리인하의 호기를 놓쳤다는 반응이다.
또한 전날 발표된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낮은 0.2%를 기록했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에 그치면서 수출부진과 내수감소가 경기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 점도 한은의 금리 실기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은의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향후 한은이 물가안정 가능성을 크게 시사할 경우 하반기 금리인하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