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생산 실적 저조…애플과의 경쟁서 불리 판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윈도폰 개발에서 대만 HTC를 배제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MS는 HTC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생산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현재 업계 최대의 적인 애플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신은 HTC가 앞서 2분기(4~6월) 매출 전망을 13%나 하향 조정한 것이 MS의 불안감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HTC는 전날 2분기 매출 전망치를 910억대만달러(약 3조5600억원)로 기존의 1050억대만달러에서 하향 조정했다.
미국에서의 생산 지연과 유럽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HTC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는 전년 동기보다 23%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은 3배, 애플은 89%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HTC는 시장점유율에서도 삼성과 애플에 크게 뒤지고 있다.
1분기 삼성과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합해서 53%인데 반해 HTC는 고작 4.8%로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보다 못했다.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2010년 90% 급등했던 HTC의 주가는 지난해에 무려 67%나 떨어졌다.
HTC의 위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스마트폰 전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미국 퀄컴에서 들여오는 부품 부족에도 직면, 애플·삼성전자와의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지고 있다.
제조와 소프트웨어에서 우위에 있는 애플과 삼성 때문에 HTC와 같은 비교적 소규모 업체의 고전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HTC가 대고객인 MS를 잃게 되면서 상황은 한층 더 악화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망했다.
에이비언증권의 매튜 손튼 애널리스트는 HTC의 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하고 “상황은 지금보다 한층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MS는 연말 쇼핑시즌에 맞춰 차기 운영체제(OS) ‘윈도8’을 투입할 계획이다.
윈도8은 일본 도시바와 대만 에이서·아수스텍 등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항할 태블릿PC에 탑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