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급격한 성장 둔화…일본도 타격
유럽 재정위기에 아시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중국 인도의 경제 성장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까지 아시아 신흥국의 화두는 인플레이션 억제였으나 현재는 경기 부양에 대한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축소하고 기업들은 신규 프로젝트를 보류하면서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 정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3%에 그쳤다.
이는 9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울트라벌크시핑의 클라우스 뭉크 아시아 부문 책임자는 “모두가 유럽의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인도의 성장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HSBC의 리프 라이벡커 에스케센 인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를 ‘헐떡거리는 코끼리’에 비유하며 인도의 급격한 성장 둔화를 꼬집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발표된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를 기록해 전월의 53.3에서 하락했다.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인 51.5도 밑돌았다.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나쁘다”면서 대유럽 수출이 실망스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당분간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원자재를 생산하는 국가들의 종착지다.
호주도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큰 나라 중 하나다.
호주는 제조업 부문의 활동이 지난 5월 9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리면서 우려를 키웠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호주의 석탄 수출은 19%, 철광석과 미네랄 수출은 11% 각각 감소했다.
선진국인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한달 동안 10.3% 하락하면서 2년래 최악의 성적으로 5월을 마감했다.
엔화가 유로화 뿐 아니라 달러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인 것이 수출업계에 부담을 줬다.
유럽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소니의 경우 특히 타격이 컸다.
이마다 마미 소니 대변인은 “유로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시아 전반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흔들리면서 결과적으로 각국은 미국에 기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글로벌데이터워치는 “유럽의 경기가 후퇴하면서 중국이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성장은 미국이 수요를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