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환경부가 주관으로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린 공청회 때 제시된 친환경골프장 인증제 시안을 보고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인증제 자체는 매우 바람직하여 향후 골프장 개발이나 골프장운영에 있어서 하나의 정책적 방향성을 내포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잘못 불합리하게 제시하게 되면 엉뚱한 문제가 불거져 새로운 민원이 생길뿐만 아니라 정책의 신뢰를 잃을 수가 있어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 조심이란 풍부한 전문성이 가미되지 않을 때 조령모개가 되어 정책당국의 체면이 서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시안의 평가지침을 보면 건설할 때의 경사면 유지 등을 평가하는데 이 경사면은 사람의 경우를 비유하면 태어날 때 타고난 몸매에 해당돼 그것만 가지고 평가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환경의 최대 관리 목적인 산지 등의 적은 훼손량을 측정하는 것이 최고의 수단이 될 것이다. 그 방법은 공사토량이 적은 골프장이나, 경사훼손의 결과인 완공 후의 홀의 고저차가 적은 골프장에게 친환경의 점수를 주면 된다. 즉, 현행법규상의 경사도나 5부능선 규제 등 복잡한 것 자체가 법규의 문제점이 된다는 의미도 된다. 7부능선에 평지가 있는데도 5부능선 이하 경사지에 골프장을 만들라는 법규이기 때문이다. 경사지를 평가하면 앞뒤가 안맞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원형보전지가 많은 골프장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도 잘못이다. 왜냐하면 원형보전지는 법규대로 20%유지만 하면 만족해야 할 것을 30~40%까지 확대하면 불필요한 부지가 골프장에 편입되어 중과세를 물게 된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적자가 생기면 그린피를 올리고, 그린피를 올리면 물가가 오르게 되는 악순환을 유도하는 그러한 평가지침은 처음부터 없어져야 하는 항목인 것이다. 골프장 부지는 최대한 적은 면적에서 설계가 완료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간척지등에는 아예 원형보전지가 없기 때문에 평가가 곤란하다.
에너지 절감등의 평가도 국가 5대성장동력에 선정된 공기열 등은 70%절감의 위력이 있어 평가해도 되지만 아직 경제성 확보가 덜 된 LED나 태양광등은 경제성이 확실히 확보가 된 후 너도나도 투자하고 싶은 수준이 올 때까지는 평가지침에 넣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경제성이 없는 무리한 투자를 유도하지 말아야 하고 그것은 평가대상이 아닌 권장정도로 간주해야 돈이 없는 적자 골프장 등에선 무리수를 아예 두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농약, 비료등의 평가시에도 전년대비 증감방식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평가방식이다. 이미 잘하고 있는 골프장은 개선이 제로가 되어 평가점수가 없다면 그것이 바로 오류다. 절대 사용량이나 금액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친환경과 관계가 없는 지역관리항목도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제외돼야 한다. 친환경관리기술을 지역민에게 전수하는 것은 친환경의 확대이므로 평가할만하다.
이밖에 평가항목도 여러 가지 손댈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아무튼 이번 인증제의 평가시안은 그 전문성이 너무 결여돼 있으므로 진정한 전문가 집단의 깊은 고민의 절차가 필요한 것이므로 향후 대처시 유념했으면 한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공청회에서 덜 필요한 프로들의 이야기 때문에 시간이 짧아져 정작 꼭 필요한 질의응답이 중간에 끊겨버렸다. 의견수렴을 한다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으므로 공정회 실시 자체로 혹시 의견수렴을 완료하였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 글도 그러한 우려에서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 과제에 해당하는 폭넓은 지식을 가진 집단들의 거듭된 재토론과정을 거칠 때 골프업계도 대환영을 하면서 그 가이드라인을 쫒게 될 것이고 소비자들도 만족하게 될 것이다. 글/안강범 한국골프정책개발연구원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