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토요일 몰려 쇼핑 불만 토로…마트 타임세일 등 이벤트 마련 분주
“도입은 요란했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네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매월 2회 의무적으로 휴무에 들어간지 한달. 그러나 이날 중소상인들과 시민은 그 실효성을 전혀 체감할 수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26일 이마트 가양점의 휴무 전 풍경은 ‘시골 장터’와 다름없었다. 휴무를 대비하기 위해 하루 전날 소비자들이 많이 몰린 까닭에 모든 쇼핑객이 발 디딜 틈도 없는 마트에서 쇼핑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같은날 이마트 천호점은 여기저기서 손님들간 실랑이가 펼쳐졌다. “왜 끼어드세요?, 카트를 옆으로 해줘야 지나갈거 아닙니까?” 등 서로 부딪히며 쇼핑을 하느라 마트는 말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천호점 관계자는 “휴무 전 토요일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차장이 꽉 차고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편안하게 쇼핑하기 어렵다고 불만이 많다”며 “매장을 확장할 수도 없고 마트는 마트대로 손님은 손님대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불편은 쌓여가고 마트는 매출감소의 직견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 가양점 관계자는 “토요일에 쇼핑객들이 많이 몰리지만 기존에 토요일과 일요일날 나뉘어서 오는 손님에 비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천호점 측은 “일요일에 문을 닫으면 최소 8%에서 10% 이상 매출이 감소한다”며 “토요일 하루에 주말 매출을 달성하려다보니 타임세일 등 이벤트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손님들이 더욱 몰려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와 소비자들의 피해가 극심한데 휴무의 혜택(?)을 받는 재래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이마트 가양점이 굳게 닫힌 27일 목동 등촌시장의 풍경은 쌀쌀한 연휴 풍경이었다. 알뜰 큰 장날이라고 써 붙이며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인적이 드문 거리의 모습이었다.
시장 상인 김씨(55·목동)는 “대형마트가 휴무에 들어간다고 상인들이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설레발이었던 것 같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휴무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등촌시장을 찾은 한 주부는 “마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마트가 쉰다고 해서 갑자기 재래시장을 찾지 않을 텐데”라며 강제휴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불편하고 마트는 매출감소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정작 재래시장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진정한 대책을 세워달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대형마트 강제휴무의 실효성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