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국내 조선사 수주 눈에 띄네

입력 2012-05-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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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탱커·시추선 등 잇따라 수주...연비가 핵심 포인트

국내 조선사들이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고유가로 인한 운임원가 상승으로 연비가 뛰어난 선박을 선택하는 선주가 늘면서 중소형 건조 시장이 빠르게 우리나라 조선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이 화학제품운반선(PC탱커)과 시추선을 잇따라 수주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월 쿠웨이트 국영선사인 KOTC사로부터 4만65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을 총 2억5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 선박들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고효율 엔진 탑재 및 최적 설계로 기존 선박보다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TX조선도 지난 2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LPG(액화석유가스) 수송선 2척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모두 1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STX조선은 세계 해운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컨테이너 가격은 호황기였던 2007~2008년의 30% 선까지 급락한 뒤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고유가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중형탱커 시장을 재빨리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중형탱커 발주물량은 총 25척으로, 올 들어 발주가 가장 많은 선종이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 잠수식 시추선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시추선 수주금액은 7억달러로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일괄수주계약’ 방식이다. 이 계약에는 옵션 1기도 포함되어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처럼 고유가시대에 국내 조선사들이 PC탱커 및 시추선 등의 수주가 이어지는 원인은 연비의 중요성과 함께 선박에 대한 국제기구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연비·친환경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유일한 우리나라 조선소엔 큰 변곡점을 맞이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PC탱커 선박을 선호하는 이유는 연료비 절감 때문이다”라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앞으로 조선업계에도 연비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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