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걸림돌은 자기 자신…학벌 등 스펙은 성공과 무관
여성의 성공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은 무엇일까.
그것은 남성도 육아도 가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전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미국 상위 500대 기업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이는 2010년의 14.4%에서 더 낮아진 수치다.
반면 이사회에서 여성의 자리 비중은 2010년 15.7%에서 2011년은 16.1%로 소폭 올랐다.
이 같은 수치는 재능·학벌·노력 등 여성의 이른바 ‘스펙(Specificaton)’이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활발하게 하는 기반이 마련됐음에도 여성의 승진이 논란이 되는 것은 여성 자신의 편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재사관학교로 일컬어지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최고경영자(CEO)의 부인 수지 여사는 이달 초 WSJ가 주최한 ‘세계여성포럼’에서 참석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최근 늘고 있는 여성 CEO들에 대해 “출세의 길은 실적이 열어준다”며 “다양성을 추구해 지도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나 여성 단체를 조직하는 것은 효과도 별로이고 여성의 승진과도 관계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는 것, 실적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수지 여사의 발언을 들은 한 청중은 “능력주의는 여성의 승진에 유일하고도 최대 장애가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수지 여사는 2009년에 강연에서 여성들은 가사와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를 다 하거나 육아를 선택하면 출세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지 여사의 발언에 여성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춘에 따르면 여성 인재들은 입사 단계에서는 전체 인력의 53% 가량을 차지하지만 관리자급이 되면 35%로 감소하고 수석 부사장급에서는 24%, CEO나 CFO 등 최고 간부 자리에서는 19%로 감소하고 있다.
구글의 인사 부문 책임자는 라즐로 복 수석 부사장은 여성은 승진에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모든 직원이 자신을 승진 대상자로 추천할 수 있는데 여성보다 남성이 적극적으로 달려든다는 것.
여성들은 승진욕이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싱크탱크 매킨지는 여성들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상사가 없고, 간부들도 여성이 대단한 책임을 회피한다고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맞벌이나 육아 등으로 보다 많은 압력을 수반하는 일을 피하려는 경향도 강하다는 지적이다.
키코프의 베스 무니 CEO는 승진하는 여성은 기업의 이익에 결부되는 힘든 일을 자진해서 맡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매킨지는 임원에 오른 여성을 올림픽 출전 선수에 비유, 이들의 83%가 가정을 가지면서 직업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여성의 승진이 아직도 논란이 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매킨지 조사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90% 가량이 여성의 능력 활용에 대해 ‘최고의 두뇌’를 얻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는 점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