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액연봉 집중해부]실적 뚝뚝 떨어지는데 주주들 배불리기 웬말

금융권 고배당 논란

금융권의 고배당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이윤배당)이 기업의 원칙이며 이윤배당 극대화는 주식회사의 목적이다. 하지만 실적부진에도 주주 배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증권-보험업계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Ⅲ로 자기자본 확충이 시급한 은행권의 고배당 관행에 대한 제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성과급으로 실제 수억원의 연봉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금융권의 고임금 제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0년 업종전체 평균 배당성향(GAAP 기준)은 17.58%인데 반해 금융권은 27.77%로 순이익 규모가 비슷한 경기소비재 10.49%, 산업재 15.02%, 소재 14.53%에 비해 현저히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의 비율로 높으면 높을수록 배당금 지급비율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은행의 배당성향은 지난 6년간(2006년~2011년) 2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일반은행의 배당성향은 2005년 20%에서 2011년 40.5%로 급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배당을 자제하면서 2008년 3.2%까지 하락한 배당성향은 위기에서 벗어난 2009년 전년보다 무려 22.8%포인트 급등했다.

반면 7대 금융사(우리· KB·신한·하나·외환·씨티·SC)의 올해 평균 배당성향은 29.3%로 전년대비 8.5% 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의 순익 증가로 이에 상응한 외국인 배당금 지급액이 늘면서 4대 금융지주사의 경우 올해 지급액이 지난해보다 49.6%,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외환·SC·씨티은행은 30.4% 늘었다.

임금을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은행이 192%의 가장 많은 성과급을 지급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지난해 12월 기본급의 150%, 100%를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오너계열 증권사의 배당잔치도 비판의 대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2011년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44.6% 감소한 75억원에 그쳤지만 배당비율은 작년과 같은 수준인 70% 이상을 나타냈다. 신영증권은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전년대비 동일한 배당을 실시했다. 유화증권 역시 전년보다 15.2% 줄어든 당기순이익에도 60%가 넘는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증권업계의 연봉은 실적이 좋으면 증권사 최고 경영자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 직원은 성과급을 포함해 연봉 20억원도 받는다고 귀띔했다.

6월 배당을 앞둔 보험사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보험사는 금융지주사보다 더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2010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 13개 상장 보험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26.02%로 같은 기간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평균 배당성향 20.9%를 상회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전년보다 40%의 순익이 감소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41.8%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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