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악화된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책 마련 없이 전기요금 인상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전력(KEPCO)이 전기요금 인상요인 최소화 및 자체 흡수 노력을 통해 1조1000억 이상의 원가절감 달성키로 했다.
특히 한전은 최근 논란이 됐던 자회사에 대한 70% 배당금 요구와 발전회사에 대한 보정계수(수익조정) 조정 요구와 관련해 발전 자회사와 관련회사를 포함한 전력업계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불합리한 전력거래시스템 개선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의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2단계에서 3단계 수준으로 상향 조정해 자금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에 배정된 예산을 전액 회수 조치하고, 예산부서가 매월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익월 소요재원을 심의해 불급한 예산집행을 엄격히 통제한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또 긴축예산 운영과 더불어 엔지니어링, 조달, 시공운영 등 업무단계별로 원가절감 요인을 발굴하고 발전자회사의 터빈설비 성능 개선을 통한 열효율 향상, 정비외자 국산화를 자재비 절감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조1000억원 이상의 원가 절감과 2.3% 수준의 요금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불합리한 전력거래시스템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전은 전력거래시스템상 발전회사로부터 발전원가에 적정 이윤을 반영한 가격으로 구입해 국민에게는 원가미만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요금 규제에 따른 것이다. 한전은 이 같은 발전회사간에 수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손실을 균등하게 부담하도록 보정계수(수익조정) 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 잦은 발전기 고장과 관련해 발전사의 책임으로 인한 구입전력비 증가시 페널티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 등 비상수급기간에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예비전력을 상향운전함에 따른 구입전력비 증가분은 공익을 위한 것이므로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비용의 대부분(81%)를 차지하는 전력구입비(39조1000억원)는 한전의 자구노력 대상비용(1조8000억원)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원가 미만의 전기요금으로 큰 흑자를 내는 대기업을 지원하는 모순된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2011년 기준 87.4%에 불과한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녹색성장과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서도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