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게임서 승리 위한 전략…희소성 유지되며 명품 더욱 빛나
고가의 샤넬이 전 제품 완판(완전판매)된다고 하면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의 명품 브랜드가 세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이월상품이 생기면 전량 폐기처분하는‘무재고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형편상 세일기간을 노리는 소비자의 경우 헛수고임을 인식시킨다. 그래서 ‘샤넬백’을 갖고싶다면 그것의 가격의 상관없이 무조건 제값을 지불해야 한다.
도서 ‘내 돈을 지키는 경제학’의 김진철 저자는 자신의 책에서 에르메스는 왜 남몰래 재고를 불태울까라고 묻는다. 그는 이런 무재고 전략을 게임이론의 ‘신빙성 있는 위협(crediable threat)’과 같다고 표현한다. 명품 브랜드들이 재고를 폐기처분하는 것은 소비자와의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위협적인 전략으로 결과적으로 소비자보다 우월한 입장에 올라서게 만든다.
결국 살 사람만 사라는 콧대높은 태도는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처음부터 소수만을 위한 전략을 펼쳤으며 이는 상위계층만을 위한 제품을 파는 것과 같다.
실제 연초에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1100만원대에서 1200만원대로, 600만원대 샤넬백은 700만원대로 올랐다. 한-유럽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었지만 관세인하 효과는 커녕 오히려 가격이 올랐으니 그들의 태도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을 명품 이용자들이 즐긴다는 것이다. 도서 ‘내 돈을 지키는 경제학’에 따르면 무재고 전략은 명품이 소비자와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편이지만 명품 이용자들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가질 수 있는 사람보다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상황이 유지돼 명품의 ‘희소성’이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품 이용자들은 그 희소성이 똑같이 자신에게 투영된다고 여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혹시 당신이 지금 명품에 열광하고 있다면 그건 당신의 자의가 아닌 명품 브랜드 기업의 사업적 전략에 의한 무의식적 취향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격정책과 노세일전략(세일을 하지 않는 것)은 명품업체들이 가장 민감해하고 중요시하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