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 이탈 시나리오의 끝은? - WSJ

입력 2012-05-1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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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이탈·재협상 등 4가지 시나리오 전망

그리스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내달 17일(현지시간) 2차 총선을 치르게 됐다.

2차 총선에서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으려고 합의한 긴축 조건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그리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이외에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면서 그리스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시리자가 제1당에 오른다면 새로운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 합의안을 파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안을 파기할 시 유럽은 구제금융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보여 그리스 정부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맞게 될 것이다.

그리스 은행 역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 등으로 지급불능 상황에 빠지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중앙은행의 유로화 발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리스는 이전 화폐였던 드라크마를 발행해야만 한다.

리스크 컨설팅업체인 컨트롤 리스크스의 데이비드 리 애널리스트는 “내달 2차 총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 긴축안을 거부하는 것이 두 번째 시나리오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지 않고 긴축 협약만 거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유럽의 긴축은 꺼리지만 유로존에 남고 싶어하는 그리스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 일부 지역 등에서 유권자와 정치인들 사이 반긴축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등의 국가와 그리스의 상황은 다르다.

그리스는 다른 국가의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받아 긴축 없이는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다른 시나리오로는 긴축안을 재협상하는 것이 있다.

2차 총선에서 긴축을 주도한 신민주당과 사민당이 승리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양당은 지난 3월 합의한 긴축 방안을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정 긴축이 줄어들면 구제금융이 늘어나야 하는데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려면 외부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북유럽 국가들은 그러나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미 2차례 금융지원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원 방안은 독일·네덜란드·핀란드 등의 의회에서 통과되기 어렵다.

독일의 마하엘 푹스 의원은 “우리가 원하는 것 이상을 그리스에 지원했다”면서 “더 이상의 여유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여론 조사 결과로 긴축 협약을 거부하는 시리자가 1위를 차지하면서 이 시나리오의 현실성은 높지 않다.

기존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마지막 시나리오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그리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지적한다. 그리스가 논쟁을 멈추고 추가 긴축을 진행하면 예정된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총선 결과로 미루어볼때 그리스 정치권이 추가 긴축을 추진할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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