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금융 산은' 첫 걸음 '다이렉트'가 해냈다

입력 2012-05-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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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 다이렉트' 8개월만에 1조 돌파

▲산업은행은 'KDB다이렉트'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예수금을 유치하는 등 개인금융 기반 확보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규정에 없습니다. 관례가 없습니다. 예산이 없습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산업은행 본점 엘리베이터를 타면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말 3가지'라는 제목의 행내 캠페인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

산업은행이 꼽은 발전을 저해하는 세 가지는 규정·관례·예산.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은행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는 고정관념을 지적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대중들이 산업은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일맥상통하다.

그런데 산업은행이 “없습니다”, “안됩니다”라는 구시대적 생각에서 벗어나 변화을 꾀하기 시작했다. 금융소비자들에게 ‘어려운 은행’이 아닌 ‘친근한 은행’으로 다가가고자 조금씩 이미지를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KDB다이렉트’가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무점포 은행인 KDB다이렉트를 시장에 선보였다. 똑똑한 소비자를 위한 금융흐름을 선도해 점포 신설비용을 절감하고, 그 만큼을 고객에게 금리로 돌려줌으로써 고객 만족과 은행 이미지 제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한 것이다.

다이렉트는 고객들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에 가입이 가능하도록 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앞서 HSBC다이렉트와 ING다이렉트의 경우에도 고정비 및 인건비 등을 줄여 오프라인 영업을 실시해 금융기관과 차별성 있는 높은 금리를 제공한 바 있다.

고객이 산업은행 홈페이지(www.KDB.co.kr)에서 기본계좌를 신설하면 은행직원이 고객을 찾아가 본인 실명 확인을 하고, 고객이 직접 온라인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절차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의 금리 또한 업계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시입출금 상품인 ‘하이어카운트(HiAccount)’는 연3.5%의 금리를 제공하며, ‘하이(Hi)정기예금’은 연4.3%~연4.5%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 수준에 역마진과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낮은 관리업무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의견은 ‘기우’에 불과하다는게 은행 측의 입장이다.

김한철 산은 수석부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은의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시중은행보다 90bp(0.9%포인트) 낮지만, 관리업무비용율을 감안한 실질 NIM의 경우 시중은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새로운 영업방식과 상품에 대한 산업은행의 자신감은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일 현재 다이렉트 계좌수는 4만8545좌로 금액은 1조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는 산업은행이 부족한 점포망을 극복하고 빠른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개인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로 다이렉트를 도입한 것이 적절하게 들어 맞은 것이다.

산업은행은 뿐만 아니라 다이렉트를 통해 ‘KDB다이렉트 파이어니어 프로그램(Pioneer Program)’을 마련해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공헌 자금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수산업의 발전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기업, 영세기업 등을 위해 연간 2조원 규모 예산을 바탕으로 공헌 활동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원활동은 크게 △내수산업 육성 △소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으로 구분된다. 1조원 규모의 내수산업 육성 계획은 전통산업·4대강수변작업·산업단지재생·프랜차이즈 산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8000억원 규모의 소기업 지원 사업을 통해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과 연계한 창업초기나 지방에 위치한 소기업, 청년벤처기업 등을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다. 소상공인 지원 규모는 2000억원 규모로 예산을 잡고 있으며 소상공인, 청년 및 퇴직 창업자를 위해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KDB다이렉트 파이어니어 프로그램 운용을 통해 발생한 이익의 5%를 ‘KDB나눔재단’에 출연해 청년 창업, 소외계층 창업 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며, 이는 연간 10억원 정도 규모로 예상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다이렉트 추진 조직과 조직원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다이렉트뱅킹을 은행내 별도의 은행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다이렉트 조직은 기존 부서와는 달리 독자적인 경영을 유지하면서 급여 역시 성과급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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