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 대부업체로 가는 까닭은…
최근 대부업을 이용하는 2030청년들이 1년동안 60만~70만명에 이르렀다. 이 수는 연간 수능시험을 치르는 인원의 수와 맞먹는다.
그만큼 많은 수의 2030청년들이 저신용자로 전락해 제 2금융권에서 높은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석승 대부금융협회장은 지난 4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대부업 거래의 60~70%가 2030청년층이라 밝히며 청년층의 씀씀이가 심각하다.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대부업협회 회장이 청년층의 씀씀이에 대해 걱정할 정도로 청년층의 소비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2030청년층의 소비는 과소비차원의 씀씀이보다 생계대출 차원이 더 크다. 대다수 청년층의 씀씀이는 학자금, 생활자금, 결혼자금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학자금 한국장학재단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매년 1만 명 정도씩 증가하던 학자금 대출 연체자가 지난해 4배 이상 급증했다. 청년 신용불량자도 3만 3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100명 당 신불자 2.4명 에 해당한다.
학자금 대출이 20대 청년 신불자를 양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출발점이 신용불량인 청년들은 향후 고금리의 덫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
나이스 신용평가연구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신용자가 대출한 자금을 연체할 확률은 정상등급신용자보다 25% 이상 높았다. 대출한도에 까다로운 제한을 받다보니 2금융권 대출을 받게되고 결국 고금리의 악순환에 빠져 연체도 잦게 된다.
실제로 나이스 자료에 따르면 6~7등급에 몰린 층들은 대출건수가 2~3회에 달한다. 1~5등급에 몰린 층의 대출건수가 1회에 그쳤다.
즉 학자금 대출 및 생활대출 확대→연체율 상승→신용등급 저하→2금융 대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2금융권의 손쉬운 대출구조도 2030세대의 대출을 부추긴기는 것으로 지적됐다. 인터넷 및 휴대폰 사용에 밝은 청년들은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유혹에 빠져 제도권 내 대부업체를 넘어서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기 쉽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6일 경북대학교에서 이 지역 학생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캠퍼스 금융토크’에서“불법 사금융 피해 사례 가운데 33%가 청년층”이라며 “청년층이 소액이라도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 대부업 등 인터넷 및 폰 대출이 비교적 쉽게 마련돼있다”며 “은행권은 까다로운 서류 제출 등을 거쳐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 것과 달리 2금융 대출은 클릭한번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등에 밝은 청년들이 손쉬운 대출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다 보면 결국 당사자는 사금융까지 내몰리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가 설치된 지난달 18일 이후 8일까지 총 1만9372건의 상담·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피해신고가 6213건(3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