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대주 2030, 잇단 구설수로 ‘실망감’ 커져

입력 2012-05-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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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참수’ ‘부정경선 의혹’ 등… “구태 정치인 아바타 우려”

4·11 총선을 전후해 등장한 2030세대 청년 정치인들이 실망을 자아내는 행태로 잇달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초 대학등록금과 실업 문제 등 청년층의 고충을 대변하고 참신한 새바람을 불어 넣어줄 것이란 기대 속에 등장했지만 특정 정파에 함몰된 모습과 정치적 역량 부족만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석(27)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해 말 하버드대 출신, 20대 교육 벤처기업가라는 화려한 이력을 업고 비대위에 영입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자질 논란이 일던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지난 5개월 동안 당 쇄신 이미지 제고에 일조하기도 했지만‘철없는’언행으로도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목이 잘린 장면이 실린 패러디 만화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자초한 게 대표적이다. 이 위원은 “문제가 된 부분을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당 지도부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박근혜 키즈’로서 당 내부 논리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위원이 올린 만화에서 문 고문의 목을 베어 땅에 내팽개치는 장수로 묘사된 손수조(27)씨도 참신성과 패기를 인정받아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장을 받았지만 시작부터 ‘거짓말 논란’을 일으켰다. 지키지도 못 할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 공약으로 “의욕만 앞섰다”는 혹평을 받았다.

통합진보당 청년 비례대표인 김재연(32) 당선자를 두고는 ‘구태의 전형’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당 부정경선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 청년비례 경선과정의 부정이 밝혀졌음에도 당권파인 김 당선자는 “나는 당당하다”면서 당 안팎의 거센 사퇴 요구를 거부 중이다.

진보진영의 공지영 작가는 손씨와 김 당선자에 대해 “무늬만 젊고 구태는 그대로 간직한 젊은이들이 우리를 암담하게 만든다”고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정치적 숙련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들이 기성 정치권의 정파논리와 배타성에 갇혀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 구조상 정파논리를 뛰어넘는 데 한계가 있고 정치적 자질도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해 때로 구태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년 정치인 대열에 합류한 이기주(35) 자유선진당 비대위원은 “2030세대 정치인이 구태 정치인의 아바타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진영논리를 떠나 시대적 화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이 위원, 김광진(30) 민주당 당선자 등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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