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보험’제대로 가입하려면
그러나 3개월 후 치과 치료를 받은 김 씨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했다. 간단한 충치 치료는 가입 후 90일 이상부터 보장이 되지만 김 씨가 치료받은 내용은 가입일로부터 180일이 지나야 보장이 가능하다는 것. 한도도 1년에 100만원까지만 된다고 했다. 게다가 치아를 새로 해 넣은 것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 떼우는 것만 된다고 했다. 이에 당황한 김 씨는 “보험 가입에 권유할 때는 모두 보장이 된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지자 보험사 관계자는 “그것은 약관을 자세히 안 읽어본 당신 책임”이라고 답할 뿐이었다.
최근 임플란트, 보철치료 등 비싼 치과치료비 부담을 덜기위해 치아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치아보험은 일반 보험과는 달리 복잡한 약정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김 씨와 같이 상품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지난해까지 치아보험 시장은 라이나생명과 ACE손해보험 등 외국계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지만 올해부터 국내 보험사들도 치아보험 시장으로 대거 뛰어들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에 치과치료를 위해 병원이나 의원을 찾은 외래환자는 모두 1610만명가량이었는데 반해 치아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약 160만건에 불과해 향후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치아보험은 일반적으로 질병(충치 및 잇몸질환) 또는 상해로 치아에 보철치료 또는 보존치료 등을 받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진단형과 무진단형의 상품으로 구분된다. 일부 상품은 질병으로 인한 치료만 보장되고 면책·감액 기간이 설정돼 있어 무엇보다 가입할때 약관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각 보험사들은 모든 치아손상에 대해 보상해주지 않기 때문에 보상되지 않는 부분을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 흔히 보장개시일 이전에 진단 또는 발치한 치아를 보장개시일 이후에 치료하는 경우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동일한 치아에 복합형태의 보철치료를 받은 경우 해당 치료 중 가장 높은 한 가지 치료항목의 보험금만 지급하고 있다. 사랑니 치료, 치열교정준비, 미용상 치료 및 이미 보철치료를 받은 부위에 대한 수리, 복구, 대체치료의 경우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 치료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충치나 잇몸질환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치과치료를 받을 경우에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치아 마모 등 다른 이유로 치과치료를 받을 때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보험금액이 크다고 무조건 많이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 가입하기에 앞서 지급 횟수를 체크해야 한다. 현재 틀니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연 1회, 브릿지와 임플란트는 연 3회까지만 보장한다. 따라서 개당 보장 금액과 횟수를 동시에 고려해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더불어 가입한다고 바로 치아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모든 치아보험 상품에는 면책기간과 감액기간이 있다. 면책기간은 계약 후 일정 기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기간이며, 감액기간은 보험금의 일부만 지급되는 기간이다. 일례로 현대해상과 ACE손보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 라이나생명과 그린손해보험, 동부화재, AIA생명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2년 이내에는 보험금의 50%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