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활황을 보이고 있는 회사채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경제 부진에도 회사채에 매수세가 몰리는 점을 지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1분기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회사채의 평균 금리를 나타내는 바클레이스 US기업지수는 3월에 3.26%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은 미 국채를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회사채와 증시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FT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회사채의 금리를 하락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양적완화(QE)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연준은 오는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연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세가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재검토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용과 주택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의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지난 2009년 경기 침체가 끝난 이후에도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주택 가격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짐 배터맨과 마틴 한센 피치 애널리스트는 “미래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고조됐다”며 “이는 미 기업과 주 재정 등 모든 부분의 신용등급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와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 전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피치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재정적자 확대는 정부의 부채로 이어졌다”며 “이는 연방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정부는 재정 지출을 삭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최근 경제가 소폭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지만 긴축 재정과 함께 통화완화 정책의 효과도 떨어지면서 2013년의 경제 성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우려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선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부각됐다.
내년 초 감세 조치가 끝나는 것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가 추가 부양책이 없이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향후 신용등급 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피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