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 증권부 팀장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이번 달에 몰려 있어 임기 만료를 둔 증권사 CEO 연임여부에 증권업계는 촉각이 곤두서 있다. 증권사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주로 듣는 얘기가 CEO 연임 여부와 이에 따른 후속 인사와 구조조정에 관한 얘기다.
현재 이번 주총에서 CEO교체가 거론되고 있는 곳은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과 대우증권 임기영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회동 NH농협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의 경우는 3연임에 도전하고 있어 새로운 장수CEO가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유준열 동야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실적이 양호해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다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또 증권업계 최대 장수 CEO인 노정남 대신증권은 오너일가로서 이번에도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이미 증권사 중에는 삼성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LIG투자증권은 CEO를 교체했다.
증권사 CEO들의 임기만료가 다시 증권업계에 회자되면서 국내 증권사의 CEO 임기가 장기가 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흔히들 국내 증권사 CEO 목숨을 ‘파리 목숨’이라고들 한다. 일부 오너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CEO들이 단명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연초계획이나 새로운 수장이 바뀔 때 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겠다고 외친다. 하지만 정작 국내 증권사의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이 3년도 되지 않아 현실에서는 단기성과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기성과가 나쁘면 재임을 약속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성과를 내는 사업에는 CEO 입장에서 눈을 감을 수 밖에 없다.
증권사 CEO들의 단기 수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단기실적에 급급해 해외시장 진출이나 퇴직연금 시장 개척, IB사업 강화 등 장기적 투자로 성과가 날수 있는 사업들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CEO들이 장기적 시각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해 안정적 경영성과를 낼 수 있는 기간이 보통 7년정도 걸린다고 한다. 지난해 경영컨설팅업체 부즈앤컴퍼니가 세계 25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10년 회사를 떠난 CEO의 평균 임기는 6.6년이다.
국내 증권사도 유능한 CEO를 탄생시키기 위해 장기적으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재임기간을 보장해 주는 것은 어떨까. 장기근속으로 인한 ‘도덕적 해저드’가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 입장도 있지만 이사회와 내외부 통제 시스템으로 이러한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젠 증권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 CEO가 단기성과가 아닌 장기성과를 향해 차근차근 경영 목표를 실천할 수 있도록 ‘회전문 인사’가 아닌 장기근속 문화를 뿌리 내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