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단섬유 생산 1위, 휴비스 전주공장을 가다

입력 2012-04-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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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F 생산라인 연산 16만톤 규모… 낮은 융점으로 기존 화학 접착제 대체

▲휴비스 생산직원들이 단섬유 방사공정을 지켜보고 있다.
폴리에스터는 나일론, 아크릴과 함께 ‘3대 화학섬유’다. 그중에서도 폴리에스터는 전체 섬유의 51%, 화학섬유에선 80%를 차지하는 가장 보편화된 섬유다.

2000년 SK케미칼과 삼양사가 50:50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휴비스는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생산기업이다. 전주, 울산, 중국 사천 등 3개의 공장에서 연간 75만톤을 생산한다. 단섬유에 관해서는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릴만 하다.

그 중 전주공장은 휴비스의 ‘핵심’ 생산거점이다. 지난해 1조3856억원 매출 중 전주공장의 매출은 1조637억원에 달한다. 휴비스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셈. 1969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휴비스의 ‘모(母)공장’의 의미도 지닌다.

지난 25일 휴비스 전주공장을 찾아 제1공장 단섬유 생산라인을 둘러 봤다. 단섬유 공장 입구밖엔 큰 원통형의 구조물 4개가 눈에 띄었다. 화학섬유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공급 설비였다. 에틸렌글리콜(EG)과 중합해 화학섬유의 방사공정에 쓰인다.

단섬유 공장은 생각보다 설비 가동 소음에 시끄러웠고 열기도 뜨거웠다. 먼저 공장 3층으로 올라가 방사공정을 지켜봤다. 3층엔 중합한 폴리머를 공급하는 30여개의 방사설비가 가동되고 있었다. 각 라인별로 노즐을 통해 압력으로 마치 가래떡을 뽑듯 실을 뽑고 있었다.

“단섬유는 크게 2차 공정으로 이뤄집니다. 방사와 연신공정이죠. 이후 컷팅과 포장을 거쳐 출하하는 겁니다. 지금 보시는 건 방사공정입니다.”

현윤수 SF(단섬유) 생산팀 부장이 공정에 대해 설명했다. 방사설비 유리관 안에서 가느다란 실들이 쉼 없이 뽑아져 나왔다. 마치 국수집에서 면발을 뽑는 것과 비슷했다.

2층엔 연신공정이 이뤄지는 설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연신이란 섬유 등 고분자 재료를 물리적으로 늘리는 것을 뜻한다. 연신공정을 통해 재료의 강도나 탄성률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실제 실을 늘리는 여러 롤러들이 눈에 띄었다. 현 부장은 “보통 1롤러와 2롤러 사이에서 실들이 3배 이상 늘어난다”며 “이 실들을 모아 늘려주고 꼬임을 주면 솜 형태의 단섬유가 되는데 꼬임을 주면 방적이 더 잘 된다”고 설명했다.

▲현윤수 SF생산팀 부장이 생산된 단섬유들을 검사하고 있다.
연신공정을 마친 실들은 녹색 ‘박스’로 들어가 드라이어 공정을 거친다. 이후 솜 형태로 만드는 컷팅 공정에 들어간다. 이제 휴비스 단섬유 제품인 LMF가 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각각 굵기 차이는 있었지만 탄력성이 대단했다.

꼬여진 솜 형태로 생산된 LMF는 일반 폴리에스터 섬유(280도 이상)보다 낮은 온도(100~200도)에서 녹는 성질이 갖고 있는 섬유다. 낮은 온도에서 녹음으로써 에너지 생산량과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어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 접착제를 대체할 수 있다.

1층에선 마지막 단계인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LMF는 250~350kg씩 각 용도별로 2m 길이의 원통형으로 포장됐다. 놀라운 건 단섬유 공장에서 인력은 단 4명 뿐이었다는 것. 대부분 설비가 자동화가 돼 있어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양사 시절부터 시작해 43년이나 된 공장 건물과 비교하면 자동화가 상당히 이뤄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휴비스는 LMF를 연간 16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40% 규모에 해당하는 양이다. LMF는 자동차 소재 및 가구용으로 주로 쓰인다.

휴비스는 이미 경쟁력을 갖춘 단섬유 분야 이외에도 슈퍼섬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난연, 내열성이 뛰어난 메타 아라미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간 1000톤 규모로 양산 중이다. 이날 메타 아라미드 생산라인은 보지 못했다. 휴비스 측이 보안상의 문제로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 그만큼 휴비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이라는 반증이다.

AF(아라미드) 생산팀 백승덕 부장은 “현재까지 메타 아라미드 가동률은 80% 수준이지만 오는 7월부터는 100%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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