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간질’사회적 편견, 정신질환 아닌데…

입력 2012-04-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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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간질)

"뇌전증? 그게 무슨 병인가요"

'간질'이라 불리던 경련성 질환이 최근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뇌전증'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뇌전증을 불치병이나 정신질환으로 오인하는 편견이 있다.

시시때때로 발작을 일으키는 특성 상 이유없는 공포감, 혐오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며 뇌전증 환자는 그에 따른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의한 낙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뇌전증은 특별한 사람에게 생기는 뇌질환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인구의 2%가 앓고 있을 정도로 주위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국내선 1000명당 2.4명 앓아…사회적 편견 개선돼야 = 뇌전증(腦電症)은 말 그대로 뇌에 전류가 흐르는 병이다. 비정상적으로 뇌 신경세포에 과도한 전류가 생겨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평소엔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알코올뇌 속에 이상 전류가 형성되면 경련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전류는 짧게는 20초에서, 길게는 2분 이내 사라진다. 발작 후 환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싶게 다시 완전 정상 상태로 돌아간다.

금단, 전해질 불균형, 심한 수면 부족 등 발작을 일으키는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만성적으로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에 보통 뇌전증으로 진단된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성인의 경우 대부분 외상, 두개강내 감염, 종양, 뇌혈관질환 등이 주요 발작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대한뇌전증학회 역학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약 2.41명 정도이며 약 11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생 후 만 1세 이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이후 점차 감소하다가 60대 이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김흥동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은 “뇌전증은 인구의 약 2%에서 겪고 있는 결코 드물지 않은 질환임에도 사회적 관심과 대중적 인식은 절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불치병, 전염병, 유전병, 정신질환 등으로 오인하는 뇌전증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하루빨리 제대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 치료만으로 정상생활 가능 = 뇌전증으로 발생하는 발작은 부분발작과 전신발작, 그리고 그 이외의 발작으로 구분된다. 부분 발작은 대뇌피질의 이부 국소부의에서 기인한 발작을 의미하고, 전신발작은 대뇌의 광범위한 부위에서 동시에 양측이 대칭적으로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발작은 부분 발작이 전신성 발작보다 더 많고 이는 나이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새로 뇌전증으로 진단되는 환자의 약 50%는 부분발작을 경험한다. 전신발작은 생후 4~6세 미만에서 흔히 관찰되며, 10세 이상이 되면 간질의 발작 양상 중 부분 발작이 50%이상을 차지하며, 이후 나이에 따라 점차 부분발작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전증의 치료는 이러한 발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통상 약물 치료와 수술, 케톤식 식이요법, 미주신경·심부전자극술 등의 약물 외 치료로 분류할 수 있으며 약물 치료가 우선이고, 기본이다.

발작이 일어나면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등 증상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 오면 뇌파 검사를 통해 뇌전증의 발생 유형을 확인하며 MRI 검사로 뇌의 구조이상을 찾는다. 발작이 잘 확인되지 않거나 뇌전증 이외의 증상이 의심되면 비디오-뇌파 검사를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간질발작이 특별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발생한 경우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다만 첫 발작이라도 뇌파에서 뚜렷하게 뇌전증 발작파가 관찰되거나, 구조적 이상이나 외상 등이 있는 경우는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뇌전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70% 정도는 약물 치료만으로 발작 없이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약 30%의 환자가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 발작의 종류와 뇌전증 타입에 따라 약물반응이 달라 통계적으로 뇌전증 환자 10명 중 7명이 최소 평생 항경련제, 항뇌전증제, 뇌전증약 등 다양한 약을 네 종류 이상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약물 상호 작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이에 뇌전증 환자들은 항상 부작용이 적고, 발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약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유씨비제약의 빔팻은 기존 1, 2세대의 항전간제와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3세대 항전간제다. 발작을 일으키는 나트륨 통로를 직접적으로 막는 기존의 항전간제와 달리, 빔팻은 나트륨 통로의 형태를 변형시켜 선택적으로 불활성화시켜 뇌세포의 일반적인 활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발작과 같은 비 정상적인 활동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존 약물로 조절되지 않은 발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도 기존 약물의 종류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다. 2010년 임상실험 결과, 기존 약물로 조절되지 않은 환자의 발작을 제어해 발작이 50% 이상 감소한 환자가 400mg 투여시 40~49%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뇌전증클리닉 정기영 교수는 “뇌전증환자는 처방된 정량의 약을, 일정한 시간에 맞게 복용하고 처방전을 보관해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의 이름과 용량, 복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의로 용량을 줄이거나 갑자기 약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좋은 항경련제는 발작조절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먹기편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에 가장 맞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이어 “발작의 종류나 원인, 발형태나 빈도 등을 제대로 파악해 뇌전증은 자신의 질병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발작의 응급처치법>

1. 환자에게 어떠한 소생술이나 처치를 하지 않고 발작이 끝날때 까지 기다린다.

2.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워 놓거나, 가려서 환자를 외상으로 부터 보호하고, 편하게 눕히고 옷들을 느슨하게 해준다.

3. 발작중 환자의 입안에 어떤 것도 집어 넣지 않는다.

4. 발작이 끝나면 환자를 옆으로 눕힌 후 입안의 분비물을 제거해 주고 기도를 유지하게 한다.

5. 발작이 멈추면 대개는 수면을 취하게 된다.

6. 발작이 10분이상 지속되거나, 의식의 회복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지체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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