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3차 조정 다가오는데 '빈털터리' 예보기금 어떡하나

입력 2012-04-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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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계정 한도 초과…금융지주사 보전 압박도

총선 이후로 미뤄 놓은 저축은행 3차 구조조정이 가시회돠면서 예금보험공사의 고민도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예보기금에서 또 돈이 나가야 되지만 지난해 특별계정제도로 마련된 자금을 이미 소진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특별계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16조원를 투입했다. 이미 특별계정한도인 15조원을 초과한 상황이다.

문제는 3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이미 예보기금이 바닥을 보인만큼 추가 ‘실탄’을 확보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4개 저축은행 모두 대형이기 때문에 한두 개만 영업 정지를 당하더라도 최소 5조원 이상의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융당국과 예보는 특별계정 기한을 5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예보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추가로 6조원 가량의 구조조정자금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사실상 18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되면서 ‘실탄’ 확보가 어려워졌다.

또 올해 초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사들이 인수 후 추가 부실을 대거 발견했다며 보전을 요구하고 있어 예보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는 각각 토마토저축은행과 프라임·파랑새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한 신한저축은행과 BS저축은행은 지난달 예보에 추가 부실에 대한 사후정산 요구안을 제출했다.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KB저축은행을 출범시킨 KB금융지주도 조만간 사후정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들 저축은행이 요구한 부실자산 사후정산 규모는 인수 자산의 10% 안팎이다. 예보는 협상을 거쳐 현금으로 이를 보전해줘야 하지만 이미 바닥을 보인 예보기금으로 인해 금융지주사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이 소유했던 해외은행 등 자산처리에 골치를 앓고 있다. 팔긴 팔아야 하는데 헐값으로 넘길 수는 없어 난항을 겪고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저축은행 계열이 캄보디에 설립한 현지은행 ‘캄코뱅크’ 매각이 유찰됐다. 예보가 예상했던 예정가격(예가)에 한참 미달한 탓이다. 이 외에도 고양종합터미널, 미술품, 골프장, 고급외제승용차, 대형 벌크선 등도 모두 매각해야 하지만 적정가격 선정이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추가 구조조정, 금융지주사의 보전요구 등으로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정작 예보기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예보가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고심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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