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신용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입이 회원에게 받는 연회비 수입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 8배로 국내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5일 발간한 ‘2011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각종 부가서비스를 늘려온 반면 가맹점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사용료를 부과해 왔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신용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카드)의 가맹점수수료 수입은 5조6200억원이다. 이들 카드사의 지난해 연회비 수입은 3500억원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입의 16분의1 수준이다.
2007년과 비교해 가맹점수수료와 연회비 수입은 각각 61%, 83% 증가했다.
한은은 회원에게 제공하는 포인트적립, 할인서비스 등 부가서비스의 과도한 지출이 가맹점에 전가됐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지출 규모는 2007년 7500억원에서 2011년 1조9200억원으로 157% 급증했다.
한은은 중소가맹점이 대형가맹점보다 높은 수수료율이 부과됐다고 평가했다. 배경으로는 대형가맹점은 결제금액이 크고 건수가 많아 신용카드사에 충분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대형가맹점의 협상력 차이도 수수료 격차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현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직불형 카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직불형 카드는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이 적고 회원의 결제 불이행 리스크가 낮아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중식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계좌 개설시 발급되는 현금IC카드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7월부터 개시할 예정이다”며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는 등 신용카드 사용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