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창업하는 베이비부머…소비위축에 부채만 눈덩이

입력 2012-04-20 10:5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지난해 12월 신설법인 수는 6645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1212개나 뛴 수치였다. 한국은행은 신설법인수 급증은 베이비부머들이 창업에 나선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신설법인수는 넉 달째 6000개를 웃돌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이 빚을 받아 창업에 나서는 사례는 지속될 전망된다. 고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추세 역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문제는 경기에 달렸다. 동네 치킨집의 장사가 잘 된다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올해 민간소비는 침체를 보일 전망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가계 상환부담 증가는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병희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장은 “베이비부머 창업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부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매출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 생존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2011년말 소규모 기업 중 34.4%가 한계기업이었다. 중규모 기업의 한계기업 비중 10.0%를 크게 웃돌았다. 소규모 한계기업의 증가는 베이비부머 은퇴로 음식숙박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창업이 급증했으나 경기부진과 경쟁심화로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물론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당장 부실화하진 않을 것으로 성 국장은 진단했다. 이들이 대부분 주택이라는 담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변변치 못해도 최후의 보루는 남아있다.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부실화하지 않더라도 주택가격 급락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의 실질토지가격은 1991년을 100으로 정했을 때 2010년 40까지 떨어졌다. 배경에는 노후 자금 확보를 위한 실물자산 처분이 있었다. 실물자산 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이 이웃 나라 상황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성 국장은 “생계 유지를 위해서는 집의 크기를 줄이던가 자산을 팔아야 되면 자산가격이 하락한다”며 “고연령층의 고용 기회 확대와 소득 보전에 대해 다같이 고민해야 할 때이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 것도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소득 2000만원 미만 차주의 가계대출 비중은 2010년 10.7%에서 2011년 14.2%로 늘었다. 같은 기간 소득 2000~3000만원 차주는 19.1%에서 24.4%로 뛰었다. 반면 소득 3000만원 이상의 차주의 경우 가계대출 비중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될 경우 채무상환 능력이 낮은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부실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빚은 실타래와 같아 다중채무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가계부채의 취약 요인이다. 지난해 다중채무자는 182만명으로 4년 전에 비해 19.7% 증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