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책에 울상 짓는 정유주와 통신주

입력 2012-04-20 09:51수정 2012-04-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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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말기에 정부가 각종 강제적 요금인하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유주와 통신주가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수익성 악화 우려와는 달리 관련 기업의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9일 정부는 유가 안정 종합대책을 통해 석유제품 시장에 삼성그룹 계열 석유화학업체인 삼성토탈을 다섯 번째 공급사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가 과점하고 있는 국내 정유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를 투입해 가격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간 정부는 국내 정유시장을 4개 대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구조를 고유가의 원인으로 지적해왔다.

정부의 요금인하 압력은 정유주 외에 통신업체에도 이어졌다. 같은 날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은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과열 마케팅을 자제하고 통신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구했다. 방통위 측은 지금과 같은 과열경쟁이 계속되면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도 가능하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요금인하의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19일 정유주와 통신주는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삼성토탈의 정유시장 참여로 독과점 체제가 깨지면서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로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3~4% 빠졌다. GS칼텍스의 대주주인 GS도 2.36% 하락한 6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 3사의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정유와 통신업체들의 실적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토탈의 연간 휘발유 생산량은 국내 생산량의 1.2% 정도 수준에 불과한데다 정유사들의 정제마진도 이미 최저 수준이어서 추가적인 마진 축소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유업에 진출할 실익이 없는 상황인데다 1% 내외의 연간 휘발유 생산량으로 인해 기존 정유사들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주 역시 전일 방통위 측의 요구에 통신 3사 CEO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 등 곧바로 요금이하로 이어지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의 요구는 있지만 현재 통신사들이 롱텀에볼루션(LTE) 투자 등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없다”며 “정부압력으로 요금이 인하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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