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이 진보성향 학자 초청한 이유는?

입력 2012-04-19 10:1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삼성 수뇌부가 진보성향의 학자를 초청해 민심 읽기에 나섰다. 19대 총선 결과에 따른 민의를 파악함과 동시에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대기업 옥죄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진보성향 학자의 강연을 통해 태도 정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 18일 사장단 회의에 김호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초청해 ‘2040세대와 선거’라는 주제의 강의를 경청했다.

김 교수는 진보성향을 가진 것으로 익히 알려진 인물로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국민통합분과 사회언론위원을 맡고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공천심사를 맡았다.

이날 김 교수는 복지 국가 건설에서 정부와 대기업의 자세에 대해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복지 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면서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은 경제의 지속가능성인데 사회의 지속가능성에만 몰두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면 경제의 지속가능성이 훼손되고 복지국가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삼성 사장단은 삼성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 질문을 던졌다. 한 사장은 “기업이 소위 복지 상생 등 사회적 요구에 눈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기업도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사회적 요구와 흐름에 따라가려고 노력을 한다. 그렇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대기업이 진보학자의 강연을 경청했다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삼성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경제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 전체가 고민해야 될 문제”라며 “(복지국가 건설에 대해) 너무 쉽게 해법을 찾는 것에 대한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