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40인의 재테크법]증권맨은 주식투자, 은행맨은 예·적금

입력 2012-04-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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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재산관리 어떻게

“은행에 다니시면 돈 많이 모으셨겠네요”

“증권사에 다니시면 주식으로 돈 많이 버셨죠?”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현재 30대 후반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돈 잘 벌고 안정적인 금융사에 취직해라’라는 말을 부모님들로부터 귀에 딱지가 생길 만큼 듣고 자랐을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 취업 경쟁률이 높다보니 금융사에 입사한다는 것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 정작 힘들게 스펙을 쌓고 금융권에 취업하면 일정 기간 동안은 업무에 적응하랴 일처리 하랴 자신의 재테크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A은행에 취업한 기자의 친한 친구는 취업을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이렇게 한탄했다. 기자가 “은행에 취업하니까 돈 굴러가는 건 누구보다 잘 알겠네?”라고 묻자 그 친구는 “어림없는 소리”라며 정색했다.

이런 대답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웃으며 “남들은 영업시간 끝나면 퇴근하는 줄 알지만 잔업으로 저녁 늦게 퇴근하는 건 기본이고 내 돈 관리할 시간도 없어서 통장에 월급을 넣어놓고만 있다”고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인들은 다른 직장인들과는 달리 자신의 분야에 대해 매일 공부하고 자금을 운용하며 쌓인 노하우 등으로 금융분야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대표적 금융사인 증권과 은행인들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자금을 관리할까? 이투데이에서는 증권과 은행에 종사하는 40대 초반을 대상으로 각각 20명씩 자신의 재테크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먼저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금융인들의 자산규모에 대해 알아보자. 금융권에서 12년을 근무했다고 가정할 경우 40대 남성의 평균 자산은 증권이 약 5억3000만원, 은행이 3억7500만원으로 증권사에 다니는 직원의 자산이 평균 1억5500만원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평균 자산이 은행에 종사하는 직원보다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증권사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주된 업무가 주식시장이다 보니 주식시장 등 위험도가 높은 투자처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A증권사에 다니는 40대 초반 남성 직원은 “아무래도 주식시장을 매일 접하다보면 누구보다 주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자신이 직접 분석할 수 있는 지식이 풍부하다”라며 “특히 사회 초년기 입사 이후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장에 입사해 처음으로 투자한 투자 상품을 묻는 질문의 결과가 증권사 남성의 말을 뒷받침 해주고 있었다.

은행맨들 가운데 17명은 예금 및 적금에 투자했다고 대답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뒤를 이어 주식형 펀드(2명), 주식투자(1명)으로 나타났다.

증권맨들 역시 같은 질문에 12명이 은행 예적금에 투자했다고 대답했지만 주식투자(5명), 주식형펀드(2명) 등 주식시장과 관련된 상품에 처음 투자했다는 응답이 나와 은행맨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 재테크를 하는데 있어 투자처 비중 역시 서로 상반되게 조사됐다. ‘자산관리 수단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을 묻는 복수응답이 가능한 질문에 은행맨들의 경우는 부동산과 예적금이 각각 16명, 9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주식형펀드(6명), 주식 직접투자(3명), 연금상품(3명) 순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증권맨들의 경우는 9명이 부동산과 주식 직접 투자, 주식형 펀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대답했고 예적금(4명), 연금 상품(3명), ELS(2명), 채권 및 현금(1명)으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일 할 경우 주변에서 듣는 정보 등이 많아 리스크에 취약한 상태”라며 “증권맨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통제할 수 있는 철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은행맨과 증권맨들은 자신의 근무 환경에 따라 재테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은행맨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반면 증권맨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골고루 분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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