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록버스터 무한경쟁 속 최근 저예산 작품 잇달아 성공
‘레드오션’에 대한 정의부터 알아보자. 이미 잘 알려진 ‘블루오션’의 반대 개념으로, 붉은(red)피를 흘려야 하는 경쟁시장을 말한다. 경제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레드오션 시장’은 산업의 경계가 이미 정의돼 있고, 게임의 경쟁 법칙도 분명 존재한다. 무한 경쟁이 벌어지기에 해당 시장에 서 있는 많은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우위 점유를 위해 노력한다. 결국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수익성이나 성장 전망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정해진 ‘파이’(pie)를 먹기 위해 수많은 경쟁자가 달라붙는 모양새가 나오고, 결국 각각의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파이’의 양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연예계로 시각을 돌려봐도 이 법칙은 존재한다. 한류를 넘어 케이 팝(K-POP)으로 설명되는 국내 연예계 울타리는 이미 그 틀을 깬지 오래다. 급성장한 국내 연예계의 전 세계 영향력으로 인해 일부 대형 기획사는 증권 시장 상장과 함께 기업화에 들어섰다. 1980~90년대 주먹구구식 ‘연예 돈벌이’가 ‘산업화로서의 성공 가능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쏟은 만큼 그림은 나온다’는 충무로의 속설을 입증하듯 최근까지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강세는 대단했다. 특히 2000년대 중반까지는 ‘충무로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초강세였다.
비슷한 시기 ‘거품론’이 제기됐고, 불과 1~2년 사이에 이를 증명하듯 버블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또한 이 시기 제작비 20억원 미만의 중·저예산 영화가 흥행하면서 트렌드는 급격히 변했다. 현재 충무로가 원하는 콘텐츠의 핵심은 기존의 ‘규모’가 아닌 ‘완성된 이야기’로 차선을 변경한 상태다.
‘1박 2일’ 등 리얼 버라이어티가 장악해온 방송은 2009년을 기점으로 힘의 균형이 급격히 이동했다. 바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케이블채널 엠넷(M net)이 선보인 ‘슈퍼스타 케이(K)’의 성공은 방송가의 시선을 새롭게 정립시키는 계기가 됐다. ‘시즌1’ 당시 70만 명에 달한 참가자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했다. ‘시즌2’의 134만, ‘시즌3’에는 197만 명이 참가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케이블 방송으로선 믿을 수 없는 20% 대의 시청률까지 기록했다. 이정도면 되는 아이템을 넘어 ‘대박 콘텐츠’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공중파는 ‘슈퍼스타 K’에 대항하기 위해 앞 다퉈 다양한 콘셉트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서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K-POP’ 핵폭풍이 터진 가요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들의 경쟁구도는 음원 시장의 순위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발표되는 음원 시장에서 눈에 띄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레드오션’을 넘어선 그것에 가까울 정도다.
무한경쟁을 넘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버금가는 지금의 연예계. 살아남기 위해선 ‘완성도 높은 콘텐츠’는 필수다. 전략 없는 맞대응은 100전 100패다. 각 분야의 ‘블루오션’을 찾아가는 생존기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