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증권회사인 노무라는 10일 ‘한국 가계부채 과잉’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56.1%라고 밝혔다. 2010년에 비해서는 7.0%포인트나 늘어났다. 증가율로 보면 미국, 일본, 호주, 영국, 유로존에 비해 가장 크다.
미국의 경우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0년 119.2%에서 2011년 114.0%로 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국은 148.2%에서 144.3%로 3.9%포인트 내렸다. 호주는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가장 높은 수준이나 증가율로는 내림세를 보였다. 호주는 지난해 166.6%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했다.
노무라의 이번 분석은 각국의 자금순환표에서 산출했으며 가계부채의 경우 자영업자도 포함했다.
국내 가계부채 잔액은 2002년 464조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작년 말 912조8000억원으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과거에는 주택구입용 가계부채가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생계형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노무라의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7년과 비교하면 한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8.7% 늘어났다”며 “물가 상승으로 실질 소득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가처분소득은 4.8%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가계부채는 9.7% 증가했다. 실질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부채는 빠르게 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자영업자들이 돈을 빌려 창업에 나선데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저소득층이 대출을 받아 소비수준을 유지한 게 가계부채가 급증한 원인”이라고 설명햇다.
노무라는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이 과잉에 도달하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7%로 다른 투자은행에 비해 가장 낮게 전망한 것도 가계부채 때문이라고 노무라는 설명했다. 노무라는 지난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를 가장 먼저 경고해 주목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