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이상철 LGU+ 부회장, 인문학을 사랑한 공학도…LTE로 역전 홈런 꿈꾸다

입력 2012-04-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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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빠른 4G LTE망 승부수…4개월 연속 순증 가입자 1위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취임 2년을 맞이했다. 이 부회장은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를 앞세워 통신 시장에서 1등으로 도약할 것을 천명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003년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을 때 경쟁사 고객들이 LG유플러스로 넘어왔다. 당시에도 이용편의성, 경제성을 두루 갖춘 획기적인 서비스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최근 타사 고객들이 다시 LG유플러스로 넘어오고 있다. 이상철(65) LG유플러스 부회장이 4G(세대) LTE(롱텀에볼루션) 망을 앞세워 던진 승부수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LTE 서비스에 매진해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고 선언한 이후 LG유플러스는 LTE 시장에서 가장 앞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발 빠른 투자를 한 것이 주효했다.

◇ 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만남=그는 KT 이석채 회장과 함께 손꼽히는 통신전문가로 통한다. 이석채 회장이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라면, 이상철 부회장은 전형적인 공학도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미국 듀크대에서 전자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통신위성설계 담당 연구원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91년 한국통신(KT)에 입사해 1996년 한국통신프리텔(KTF) 사장에 취임했다. 2001년 KT 사장으로 복귀해 민영화 작업을 주도했고 2002~2003년 정통부 장관을 거쳐 광운대 총장을 지냈다.

그가 정계를 거쳐 학계에 몸담을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독서량으로 인문학을 섭렵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그가 특히 동양학에 관심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관상학과 역학에 일가견이 있다는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손금을 봐주기도 하고, 최근에는 사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서 사주풀이를 해주기도 한다.

동서양의 고전에도 관심이 많은 이 부회장이 ‘삼국지’ 마니아라는 사실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어려서부터 수십 번 삼국지를 통독하고 친구들과 등장인물 맞추기 퀴즈를 할 정도로 삼국지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임원 회의 등 경영 방침에 삼국지 내용을 자주 인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현재 이동통신시장은 위, 촉, 오가 정립했던 삼국지처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4G LTE서비스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은 과학기술이나 인문학 한 가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애플의 DNA에는 기술만 있는게 아니라 인문학과 결합돼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스티브 잡스의 한마디엔 그런 함의를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 문제와 브랜드 의식 때문에 경쟁사에 밀려 만년 3위에 그쳤던 LG유플러스가 이제는 글로벌 시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이런 이 부회장의 소양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사람과 소통하는 ‘휴머니즘’ 경영=KT 이석채 회장이 강한 카리스마 리더십이라면, 이 부회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처음에는 협회장 직 제의에 고사했으나, 한달 가량 고민 끝에 IT의 발전이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확대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 취임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기업의 사회 공헌은 비즈니스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가 소통을 중시하고 ‘휴머니즘’ 경영을 펼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밑바탕이 깔려 있다.

광운대 총장으로 부임하던 날 교내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고 도서관 앞에서 학생들에게 손수 캔커피를 나눠준 일화는 지금도 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내외 블로그를 통해 고객 및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도 휴머니즘 경영의 일환이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동정과 칼럼을 올리고 직접 상담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답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남긴 말 중에 “사막에선 물 한잔이 귀하지만 물이 많은 지역에선 물 한잔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의 제공이 곧 경쟁력이라는 의미다. 그가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에 들 것인 가다.

이 부회장은 “고객 중심이 아니었던 지금까지의 생각들을 과감히 버리고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계속하는 관행도 버려야 한다”면서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생각과 행동양식으로 채우다 보면 탈통신 1위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2년, 이상철식 리더십으로 ‘반전’ 꿈꾸다=지난 2010년 이상철 부회장이 만년 3위이던 통합 LG텔레콤의 대표로 영입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합병을 통해 매출 반등을 실현한 KT와는 달리 부진을 면치 못했고 이상철 부회장이 취임 시부터 내세운 ‘탈통신’ 전략 역시 별 성과가 없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2년이 지난 지금 이 부회장이 던진 승부수가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 시장에서도 4개월 연속 순증 가입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경쟁사에 17만8405건을 내 주고 경쟁사에서 22만4369건을 가져와 4만5964건 순증을 기록했다.

“이제부터 LG U+, 버림의 미학으로 새로운 전설을 만듭시다.” 취임 첫날 그가 직원들에게 던진 말은 미래를 위해 지금 집착하고 있는 것을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사명에서도 텔레콤의 ‘T’와 커뮤니케이션의 ‘C’를 빼라고 주문했다. 이제 통신 서비스 만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 시종일관 ‘탈통신’을 외쳐온 그의 소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세계 1등을 한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애플의 경우도 하루아침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됐다”며 “LG유플러스는 LTE와 와이파이, 초고속 인터넷망을 결합한 새로운 인프라 ‘올(All)-IP’와 개인화·융합된 미래형 서비스로 세계 최고의 컨버전스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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