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미얀마 투자는 시기상조”

입력 2012-04-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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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변동환율제 도입으로 변화 진일보…투자 여건은 여전히 미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미얀마 붐’에 경종이 울렸다.

미국이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하는 등 개방의 물결이 일면서 미얀마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에 대한 투자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투자시장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면서 투자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얀마는 지난 1일 자국 통화인 챠트(kyat)에 대한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달러당 818챠트로 실제 환율에 가까운 환율을 설정, 비교적 자유로운 거래를 인정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환율은 그날 그날 거래에 따라 정해지며 환율 관리 차원에서 중앙은행이 개입할 수 있다.

이같은 통화 개혁은 미얀마가 제재에서 벗어나 국제시장에 문호를 개방하기 위한 정치적·경제적 변화의 진일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공하면 미얀마는 태국 베트남처럼 급성장하는 인근 신흥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미얀마가 아시아에서 차세대 경제 프론티어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변동환율제로 변경되고 정부가 계획한 경제개혁이 급성장하면 챠트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보고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얀마가 투자자들을 맞을 준비가 안됐다는 점이다.

미얀마에서는 정부의 허가없이는 통화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등 규제가 풀리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얀마 정부가 오는 2015년까지 혹은 그 이후까지도 규제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이그조틱스의 스튜어트 컬버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바이어나 투자자가 미얀마에서 대우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가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해도 당장 챠트화로 투자할만한 상품이 많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미얀마 채권시장은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인 데다 주식시장에 상장사는 2사 뿐이다.

미얀마 정부가 허가를 내준 외국 기업은 인프라나 에너지 프로젝트와 관련된 아시아 기업이 대부분이다.

신흥시장으로 특화한 증권사 아우어바흐그레이슨의 데이비드 그레이슨은 “현재 미얀마에는 외국 투자를 위한 메카니즘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에 상장한 부동산 개발업체 요마스트래티직홀딩스가 미얀마에 투자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기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증앙은행의 마웅마웅 윈 부총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외국은행들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새로운 증시 신설과 채권시장 활성화를 2015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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