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우려 재부상…스위스프랑 초강세 방어 위해 환시 개입
유로존의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상한 가운데 스위스가 환율시장 개입을 단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5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스위스프랑을 팔고 유로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스페인발 유로존의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자국 통화에 매수세가 급격히 몰렸기 때문이다.
스위스프랑 가치는 이날 한때 유로 대비 0.2% 오른 1.19995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SNB가 작년 9월 스위스프랑의 유로 대비 환율 하한선을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한 이후 이를 처음 하회한 것이다.
SNB는 환율 방어 차원에서 즉각 개입에 나섰다.
SNB 대변인은 “고정환율제는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을 유지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입 여부나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스위스프랑의 초강세를 막기 위해 무제한 개입을 지속할 뜻이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작년 여름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스위스프랑은 안전자산을 찾는 자금의 표적이 됐다.
SNB는 작년 9월 무제한 개입을 통해 스위스프랑 가치를 유로에 사실상 고정하는 고정환율제를 도입, 스위스프랑 강세가 진정되면서 당국도 환율 개입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위스프랑은 변동환율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시장에서는 고정환율제가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5일에는 스페인의 재정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투자자들이 유로를 팔고 스위스프랑에 몰렸다.
또다른 안전 통화인 엔과 달러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일각에서는 일정 수위를 위협하면 미국과 일본 당국도 환시에 개입할 수 있다며 SNB가 구실을 제공한 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UBS 관계자는 “SNB는 스위스프랑의 환율 하한 돌파를 봉합하기 위해 환율 개입을 단행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RBC캐피탈마켓은 이날 SNB가 환율 방어를 위해 10억유로를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