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OLED 기술유출’둘러싼 설전

입력 2012-04-06 09:2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과 LG디스플레이(LGD)가 ‘대형 아몰레드 TV 제조기술’ 유출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SMD 측은 LGD의 고위 임원이 이번 유출에 관여했다며 성의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 조치 등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반면 LGD측은 관례적 인력이동일 뿐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6일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에 따르면 SMD에서 대형 아몰레드 TV의 핵심 기술 SMS 개발을 주도하던 조모(46)씨는 2010년 8월 LGD측으로부터 임원 대우 스카우트 제안 및 1억9000만원을 받고 기술을 넘겨준 사실을 확인했다.

국내 업체의 기술을 해외 경쟁업체에 넘기다 적발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국내 업체 간 기술 유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2010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이 6년 동안 협력업체를 거쳐 경쟁사인 하이닉스반도체에 무더기로 유출된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에 SMD는 이번 사안은 경쟁사의 ‘기술 훔치기’라며 LGD를 강하게 비난했다.

SMD는 “글로벌 기업인 LG의 경영진이 기술력 부족을 단기 간에 만회하기 위해 삼성의 기술과 핵심인력 탈취를 조직적으로 주도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에 애를 먹던 LGD가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대신 기술 유출을 택한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SMD에 따르면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는 천문학적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 OLED 시장의 97%를 석권하고 있는 SMD가 이번 기술유출로 시장의 3분의 1을 잠식당한다고 추정하면 그 피해 규모는 5년간 최소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SMD는 LGD 고위 임원이 기술유출에 직접 나선 것으로 확인된 만큼 최고 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와 부당 스카우트한 인력에 대한 퇴사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LGD는 “양사 간 인력 이동은 업계의 관례”면서 SMD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LGD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LG와 삼성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인력 이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LGD에서도 경쟁사로 전직한 연구원이 있지만 문제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 유출에 관해서 “ LGD가 양산을 앞둔 W-OLED 기술은 경쟁사의 RGB-OLED 기술과는 그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경쟁사의 기술 정보를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하며 “경쟁사의 기술정보를 입수할 목적으로 인력을 유인했다는 주장은 일종의 흠집내기”라고 주장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