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시연 "노출은 '간기남'으로 끝…푼수 연기 하고파"

입력 2012-04-06 08:25수정 2012-04-0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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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이란 기자
팜므파탈이란 단어에 이토록 잘 어울리는 여배우가 또 있을까. 배우 박시연은 섹시하다. 그 느낌이 너무 강하다. 그런데 짚고 넘어 갈 부분이 있다. 박시연이 맡은 엄밀한 의미의 팜므파탈은 2009년 개봉한 영화 ‘마린보이’ 한 작품이다. 그런데도 ‘박시연 = 팜므파탈’은 이미 동음이의어가 돼 버렸다. 왜 그럴까.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시연은 ‘팜므파탈’이란 단어에 지겹다는 듯 고개부터 돌린다. 그 모습조차 섹시했다. 최근 개봉을 앞둔 ‘간기남’ 포스터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포스터를 본 남성이라면 그 이유를 분명히 안다. 문자 그대로 섹시함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담았다. ‘팜므파탈’ ‘섹시함’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던졌다.

그는 “화보 때문에 그 두 가지 이미지를 얻은 것 같다”면서 “화보 찍는 걸 좋아한다. 화보는 사진 한 장에 임팩트를 담아야 한다. 그래서 섹시 코드를 많이 사용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는지 풀어헤친 머리를 쓸어 올리며 곧바로 반문한다. 박시연은 “그런데 머리만 이렇게 올려도 기자 분들이 ‘팜므파탈’이라고 제목을 붙인다. 실제 그렇게 보이나”라며 다소 억울한 표정이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자신의 그런 이미지가 조금은 불편하다는 속내를 드러낸다. 그런데 왜 하필 ‘간기남’을 선택했을까. 여기서 ‘간기남’은 성이 간씨고 이름이 ‘기남’인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줄임말이다. 새색시가 간통을 선택했다. 당초 ‘간기남’의 원제는 ‘여인의 향기’였다. 이후 ‘베테랑’으로 변했고, 결국 제작진과 배우들의 난상토론 끝에 지금의 이름으로 결정됐다. 섹시가 불편하다는 그가 간통 소재의 영화를 선택한 것이다.

박시연은 “제목에 반대한 사람은 내가 유일했다”면서 “‘간통’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야한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 영화는 절대 그렇지 않은 데 말이다”며 귀여운 불만을 터트린다.

하지만 공개된 영화는 기대 이상의 노출을 담았다. 박시연의 데뷔 첫 노출이라는 점에 대중들의 관심은 집중했다. 때문에 당사자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초 박시연이 받은 ‘간기남’ 시나리오에는 노출 장면이 없었단다. 대체 무슨 말일까.

▲사진 = 고이란 기자
그는 “아직까지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면서 “이번 영화 역시 캐릭터가 너무 좋아 선택했다.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간기남’을 선택했는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노출’이 튀어 나왔다”며 황당해했다.

박시연을 아는 지인들은 그를 ‘착하다’는 세 글자로 표현한다. 이번 영화의 상대역인 박희순은 오죽하면 그를 현장에서 ‘박착함’이라고 불렀단다. 그런 그가 ‘노출’ 때문에 처음으로 싸움을 해봤다고.

그는 “노출 장면이 있단 사실을 알고 정말 망연자실해 울고불고했다”면서 “결국 감독과 치열하게 대화를 나눴고, 상대역인 희순 오빠와는 내 몸에 손을 대는 순서까지 짤 정도로 동선을 세분화했다”고 설명한다.

육체적인 힘듦도 있었지만 극중 수진이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다. 속을 알 수 없는 수진이 되기 위해 정신과 의사와 상담까지 하며 이미지를 만들었다.

박시연은 “수진은 능수능란하게 사람을 속이면서도 어쩔 땐 한 없이 순수한 모습이어야 했다”면서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알기 위해 감독님 친구인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살인사건 피해자의 충격과 피해망상, 충동 장애 등…지금도 어렵다. 하하”라며 어깨를 으쓱한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이미 영화는 완성됐지만 아직도 노출이 신경쓰이는 눈치다. 결혼 5개월 차 신혼이기에 남편의 눈치가 많이 보일 듯했다. 우선 다행스러운 건 결혼 전 촬영을 끝낸 작품이란 것. 또 남편의 배려심이 보통 이상이란다.

그는 “연애시절인 촬영기간에도 걱정을 할까봐 힘든 내색을 안했다”면서 “영화가 완성된 뒤에도 인터넷에 ‘박시연 노출’이란 단어를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남편 역시 내가 걱정돼 내색을 안한다. 그냥 내가 하는 일은 무조건 믿어준다. 너무 고맙다”고 자랑했다.

너무 섹시한 이미지로만 굳어지는 게 아쉬울 듯했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너무 아쉽다”며 맞장구를 친다. 자신의 실제 이미지를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박시연은 “바보 같고 한 없이 푼수 같은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내 모습과도 너무 비슷하다”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사진 = 고이란 기자
그런 역할이 실제로 제의가 들어왔다. 그런데 또 노출이 있다. 그래도 출연할 맘이 있을까. 생각해 볼 것도 없단 듯 손사래를 친다. 아마도 박시연의 노출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듯하다.

그는 “‘간기남’을 완성했지만 아직도 노출에 대한 용기는 나지 않는다. 만약 처음부터 노출을 알았다면 ‘간기남’도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그러니 이번 영화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노출이 될 것이다”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흥행 공약을 부탁했다. 요즘 유행에 동참해 달라 호소했다. “글쎄요. 영화에서 노출로 다 보여드렸으니, 250만 이상 넘으면 트위터로 제 잠옷차림 보여드릴까요? 제 잠옷이 좀 섹시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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