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회사·집 역할 구분 명확하게…아군 만들기 필수"

입력 2012-03-22 09:00수정 2012-03-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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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월급 받아도 남는 것 없는데 이럴 바에는 그냥 애나 키울까요?”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이 사는데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요” “몸이 너무 피곤해서 죽을 것 같아요” “집에 들어오면 쉬고 싶은데 또 출근하는 기분이에요 ”“육아와 가사에 무관심한 남편, 원수가 따로 없어요” “저보다 결혼 안 한 후배가 먼저 승진했어요. 워킹맘인 게 후회돼요”

대부분 워킹맘들의 하소연이다. 대상과 주제는 다르지만 모두 ‘워킹맘으로 살기 힘들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은 “싫든 좋든 이미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스스로 해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워킹맘 스스로 부담을 갖지 않고 마음을 가볍게 비우면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고 말한다.

먼저 직장과 집에서 지켜야 할 부분을 철저하게 나눠야 한다. 이 소장은 “직장에서는 엄마 타이틀을 버려야 한다”며 “특히 아이 고민 상담이나 관련 수다를 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워킹맘들은 집과 직장에 대한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아 직장에서도 수시로 집에 전화하거나 아이에 관한 상담이나 수다를 떨곤 한다”며 “직장에 출근하는 순간 엄마라는 타이틀은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나 불안감도 잊고 일단 직장에 왔으면 업무와 직장에서의 자신의 위치에만 집중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또 “야근이 어렵다면 새벽 시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워킹맘들은 아이들 때문에 저녁 시간을 이용하기가 어려운데 그럴 때는 새벽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 의외로 집중력이 높아져 일의 진행속도도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상사나 동기후배 등 직급별로 자신이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아군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 소장은 “아이가 아프다거나 집안에 일이 생기는 등 늘 변수가 많은 워킹맘은 어려울 때 도와줄 아군을 만들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마디로 평소에 인간관계를 잘 해두는 것인데 그러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좋은 엄마가 되려면 회사 일을 집에 가져오지 말아야 한다. 회사와 집에서의 일을 명확히 구분해야 자신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

또 서둘러 집안일을 한다고 아이의 시선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집에 도착해서 무조건 10분은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는 시간으로 정하고 그 다음에 다른 일을 시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

이 소장은 “완벽한 엄마보다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워킹맘들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미안함을 완벽한 행동이나 물질로 보상하려는 심리가 강한데 그러다보면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고 오히려 그것을 아이에게 푸는 경우가 잦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점엄마, 백점아내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백점을 채우겠다고 아등바등 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 소장은 강조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만 내려 놓아도 스트레스는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

이 소장은 “현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마음을 비울 것은 과감히 비우는 것이야말로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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