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서 금융계 인재풀 역할…핵심요직엔 강만수 회장만 남아
소금회의 대표적 인물로 알려진 강 회장은 이 대통령과 각별하다. 강 회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1981년 소망교회에서 시작된다. 1997년 재정경제부 차관이던 강 회장은 외환위기의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 대통령의 중용에 힘입어 7·4·7 공약 등 ‘MB 노믹스’의 얼개를 그린 사람이 강 회장이다.
외환위기의 주범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그를 경제 사령탑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발탁했다. 장관 시절 그는 “환율은 주권이다”라며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 불안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았으나, 대통령 공약 사항 중 하나인 부자감세 정책도 강력히 추진했다.
2009년 2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한달 후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6개월 뒤에는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에 임명됐다. 강 회장은 지난해 3월 산은지주 회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후, 최근에는 산은 민영화 사전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금감원 인력개발실 교수를 지낸 이병화 하나대투증권 상근감사와 삼성카드 사외이사와 KTB자산운용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최운열 서강대 교수 또한 이명박 정권 초기 소금회 핵심인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두희 고려대 교수는 소금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MB정부 초대 사회정책수석 후보로 내정됐다가 낙마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의 남편이다.
정계에서도 소금회 회원은 다수 포진돼 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소금회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신한국당 정책위원장,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을 지내는 등 경제·금융 분야에서 활약했다. 그가 소금회 회원이 된 것도 이같은 국회직과 당직 경험 때문이다.
지역구 안에 소망교회를 두고 있는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도 소금회 회원이다. 이 의원은 재무부, 금융감독원에서 일한 금융 전문가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과 민주통합당 홍재형 의원도 소금회 인맥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말기에 들어서면서 일부 의원들은 소금회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망교회 인사는 “이명박 정부 초기만 해도 소금회 활동을 자진해서 했지만 정권 후반에는 정부와 연결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는지 오히려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소금회 인맥=그러나 대부분 소금회 회원들은 이제 역사 속으로 저물어가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만해도 막강한 인맥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퇴임하거나 금융권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우철 전 생명보험협회장, 류시열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직무대행), 장병구 전 수협은행 대표,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김재실 전 산은캐피탈 사장(전 성신양회 사장) 등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우철 전 생명보험협회 회장이다. 이 전 회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지내며 금융권에서 현 정부의 실세로 통했다. 특히 이 전 회장은 소금회의 대표적 인물이던 강만수 회장의 서울대 법대, 행시, 재무부 등 직속 후배로 통하며 승승장구했다. 최근 부동산신탁전문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금융권 내에서 영향력은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류 전 신한금융 회장도 2010년말 한동우 현 회장에게 업무를 인계한 후, 작년 이사회 운영위원장을 잠시 맡은 후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소금회 초대회장을 지낸 홍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카이스트 교수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까지 소금회 회장을 맡았던 장병구 전 수협은행 대표도 2009년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나,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제한규정 때문에 선임 직후 퇴임했으며, 현재까지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