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인사 철회하지 않을 것”…교육청 파업으로 치닫을 수도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최근 불거진 특혜인사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예정된 인사는 그대로 감행할 뜻을 밝혀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교육청일반직노조는 인사가 감행될 경우 전면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곽 교육감은 29일 오후 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교육청 안팎에서 많은 걱정과 오해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최근 측근 인사를 특별채용하거나 승진시키고 원래 있던 직원에게 사직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이 과정에서 측근이 아닌 간부를 지방으로 발령해 문제제기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의혹도 샀다.
◇ “오해다” 해명에 외부시선은 ‘글쎄’ = 곽 교육감은 공립교사 3명을 특별채용한 것과 비서실에 5급 상당의 계약직 두 자리를 새로 만들면서 측근을 채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에 채용된 교사와 비서실에 채용하기로 한 인사들에 대해 "뛰어나고 특별한 사람"이라며 추켜세웠다.
총무과장에 대한 보복 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오비이락(烏飛梨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우연히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무과장 임기 1년인데 1년 2개월 했으니 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며 “새 부대에 담는다는 생각으로 일반직 3명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청 공무원들은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해당 간부는 교육감 비서진의 승진과 인원 확대에 대한 곽 교육감의 지시를 몇 차례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하시면 되지 않겠느냐”며 이번 인사가 사실상 좌천이라는 뜻을 암시했다.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은 앞서 성명서에서 “비서실의 역할이 서울교육정책을 좌우하는 곳이냐"며 "서울교육청 본청에만 400명이 넘는 교육전문직과 행정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을 무능한 집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직노조는 29일 “곽 교육감이 부당 인사를 강행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신학기 개학 이후 학교 현장 행정이 마비되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어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 교과부 시정명령에는 재고 요청 = 곽 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시정명령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 재고를 요청했다. 앞서 28일 교과부는 서울교육청이 해당 신규교사 3명을 특별채용한 것은 부당하다며 임용 취소와 시정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교과부는 29일까지 임용 취소 및 시정요구를 따르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그러나 교과부가 교육청의 재고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경우 또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과부가 재고요청을 거부할 경우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고 역시 이행하지 않으면 검찰고발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지난 2010년에도 진보 성향의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자율고 지정취소와 관련 교과부와 대립해 시정명령-직무이행명령을 거친 뒤 법정다툼까지 간 전례가 있다. 당시 대법원은 전북교육청의 소송을 각하해 교과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곽 교육감의 해명에 대해 이준순 서울교원총연합회 회장은 “충분치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교직사회의 여건이나 분위기상으로 볼 때 신중하게 검토하고 해당부서에서 여러 번 검토해야 하는 것이지 성급하게 판단하고 쉽게 처리하는 교육감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