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Blog]‘명당기운’ 받았나…운용사들 ‘훨훨’

입력 2012-02-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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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금융기법을 자랑하는 홍콩의 금융가는 유독 풍수지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이주할 건물 자리를 찾기 위해 몇 년간을 투자해 땅의 기운이 좋은 곳을 찾는 샤머니즘적 풍습은 아시아인들에게 땅의 지기(地氣)는 천하 만물의 근원이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활력소로 대변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교롭게도 최근 본사 이전을 택한 국내외 운용사들도 때 아닌 풍수효과를 누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광화문 파이낸스타워에서 여의도 IFC빌딩으로 이사한 ING자산운용은 최근 환매랠리 가운데서도 ‘ING차이나Bull 1.5배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종류’ 펀드로 수십억원의 뭉칫돈을 유입한 저력을 자랑한 것. 대다수 운용사들이 환매 붐으로 춘궁기를 걷는 시기에 여의도 랜드마크 건물로 이사온데다 성과마저 받쳐주니 호사가들의 눈길도 당연히 쏠린다.

여의도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잇따라 광화문으로 터전을 옮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본사 이전후 오히려 예전대비 더 나은 성과를 보여 이같은 추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래에셋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대체투자부문 육성해 시장 변동성에 강한 구조로 탈바꿈한 한편, 대만법인, 캐나다법인, 호주법인 등 잇딴 해외 M&A강자로 급부상중이다.

그도 그럴것이 미래에셋본사로 낙점된 을지로 센터원은 과거 돈을 찍어내던 ‘주전소’가 있던 자리로 금융가 최고 명당터로 꼽히고, 삼성자산운용이 이전한 삼성생명 자리도 태평로 삼성시대 전성기를 열던 자리다.

직판 판매사로 유명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강남 생활을 청산하고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동판교에 2013년까지 본사사옥을 지어 이전해 제2도약을 노린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어려운 시기에 풍수효과를 논하며 성과와 연결지으려는 착안은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이다.

그러나 새롭게 심기일전해 성과로 보답하려는 운용사들의 노력에 땅의 명당기운까지 더한다면 투자자들의 신뢰까지 전부 얻는 일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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