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총회서 사무국 개편 논의 않을듯…무협은 한덕수 회장 선임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의 총회 계절이 다가왔다. 특히 올해는 대한상의, 무역협회, 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해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무협은 낙하산 인사의 재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신임 회장 선임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고, 전경련은 정병철 상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사무국의 역할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무협은 22일 총회를 열고 한덕수 주미 대사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전임 사공일 전 회장은 일부 회원사들이 결성한 전국무역인연합(전무련) 등이 낙하산 인사 저지운동을 전개하자, 연임을 자진 포기했다.
전무련은 한덕수 주미 대사가 회장단 회의 및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된 데 대해서도 낙하산 인사의 반대를 주장하며 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예고했지만, 총회를 이틀 앞둔 지난 20일 총회 참석을 포기키로 결정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전무련은 성명서를 통해 “낙하산 인사 저지운동이 비록 실패에 그쳤지만 ‘무역협회 바로 세우기’ 운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정부 고위관료들의 퇴임 후 자리보전을 위한 단체가 아닌 무역인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이익단체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23일에는 전경련과 경총, 24일에는 대한상의가 각각 총회를 열고 차기 집행부와 올해 사업계획 등을 승인할 예정이다.
전경련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임 회장인 조석래 회장이 건강 상의 문제로 사임한 이후 정병철 상근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지만 정부·정치권과 재계가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전경련 사무국이 정치권을 상대로 불법 로비를 시도한 점은 ‘반(反)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할 전경련이 오히려 ‘반기업 정서’를 부추긴 꼴이 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08년부터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회장을 보좌하고, 때로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전경련을 대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경제이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발언의 신뢰성에도 흠이 가는 언급을 이어가며 퇴진 여론이 들끓었지만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 사무국이 재계의 대변자 역할 보다는 사조직으로 변한 듯 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경련 관계자는 “23일 열리는 총회에서 사무국 개편에 대한 안건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상의와 경총도 손경식, 이희범 회장이 각각 3연임과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직의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경제단체들이 변화를 꾀하지 못하는 모습에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경제단체들이 회원사의 의견을 대변해주는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있다”며 “경제단체의 역할론 문제가 종식되기 위해서는 집행부의 대대적인 쇄신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